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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ading, 독해력의 성장

구문독해와 직독직해, 뭐가 맞는 건가요?

저는 간단한 단문 형식의 문장 같은 경우에는 직독직해로 읽어 나가는데, 문장에 문장이 막 이어지고 관계사 등으로 인해 한 문장이 3줄.. 심지어 4줄 이상 되는 문장이 나오면 직독직해로는 무슨 말인지 해석을 잘 못하겠더라고요. 결국 이해되는 수준의 단위만큼 끊어서 해석하는데 문제는 앞에 갔다 뒤에 갔다 중구 난방식으로 해석을 하게 됩니다. 문장의 난이도가 낮으면 앞에서부터 쭉쭉 읽어도 이해가 바로바로 되지만 복잡한 문장 같은 경우 앞에서부터 쭉쭉 읽어나가면 무슨 말인지 모르겠더라고요.
제가 알기로는 제가 하고 있는 방법이 매우 잘못된 방법으로 알고 있는데 사실 고등학교에서는 이런 식으로 독해를 배웠거든요. 구문 독해처럼 끊어서 의미가 맞게끔 해석하는 방식으로요.
실제로 수험영어(수능/공무원/편입) 가르치는 강사분들의 맛보기 수업을 들어보면 직독직해 식으로 알려주는 강사들은 거의 없고 제가 고등학교 때 배웠던 식으로 알려주는 강사들이 더 많더라고요. 이분들에게 물어보면 직독직해보다는 구문 독해가 더 중요하다는 식으로 말씀하는 것 같고요.
그런데 정작 외국에서 살다온 사람이나 외국에서 거주하고 있는 한국 학생들에게 물어보면 대부분 자연스럽게 직독직해 및 직청직해를 하더라고요. 
선생님께서는 독해를 어느 방식으로 해나가는 게 옳다고 생각하시는지 궁금합니다. 강의 들을 때 스토리 북 같은 것을 많이 읽어보라고 말씀 많이 하셨는데, 읽는 방법에 대해서 궁금합니다.

쉽게 생각하세요. 우리말로 된 글을 어떻게 읽으시는지? 그리고, 처음에 어떻게 읽기를 익혔는지?


한글을 떼었다고 처음부터 한 페이지 안에 빽빽하게 길고 어려운 문장으로 가득한 책을 읽지는 않았을 겁니다. 아마 단어부터 시작해서 쉬운 구절, 짧은 문장, 여러 개의 문장, 긴 문장으로 점차적으로 읽기 능력을 키워가셨을 거예요.


영어도 마찬가지입니다. 모국어 읽기를 익히는 데에 소요된 시간보다 훨씬 적은 시간 동안 공부한 것 정도를 가지고 처음부터 깊이 있는 내용과 난이도 있는 구조의 문장들이 줄줄 읽어지진 않겠죠? 


영어 문장을 보았을 때, '의미의 덩어리'들이 잘 구분되지 않는 사람이라면 구문 독해가 이를 보기 위한 방법이자 훈련이 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우리가 능숙하게 한글 지문을 읽을 때에는 어떤 구조를 특별히 의식하거나 방법을 적용해서 읽진 않죠? 결국 영어 문장 구조와 방식에 익숙해지면 뭘 특별히 어떻게 의식하고 적용하는 과정 없이 빠르게 문장을 보자마자 의미를 파악하게 될 겁니다. 이렇게 우리말을 읽듯 자연스럽게 읽으면서 이해하는 독해를 직독직해라고 생각하시면 돼요. 


우리가 문법을 배우고 우리말을 인위적으로 배우지 않았듯, 영어가 모국어이거나 어릴 때부터 자연스럽게 접해온 사람들은 소위 '구문 독해'의 과정을 의도적으로 거치지 않거나 그럴 필요가 없습니다. 또한 후천적 학습자라도 자연스럽게 문장 노출을 많이 한 사람들도 의도적인 문법이나 구조 분석 적용의 과정을 투입하지 않고 자연스럽게 문장의 의미 덩어리를 파악하고 읽어 나갈 수 있습니다. 


단, 문장 구조에 대한 이해가 부족하거나 문법을 아는 것이 문장을 이해하는 것과 별개인 분이라면 이를 이어주는 훈련이 좀 필요하겠죠? 그런 분들은 구문 독해의 과정이 도움이 될 수 있을 겁니다.

저는 문장을 이해하는 것과 별개인 문법을 다루는 사람이 아니기 때문에, 굳이 질문에 대해 단적으로 대답하자면 직독직해가 궁극적인 독해의 종착점(?)이어야 한다고 봐야겠지요. 그러나, 한글 지문도 어렵거나 단번에 이해가 안 가는 것이 있듯이, 영어에서도 그런 문장들을 종종 만나면 적절한 문법이나 구조 설명이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어느 것 하나만 옳고 다른 하나는 절대 옳지 못하다는 식의 생각은 하지 않습니다. 


중요한 건 내가 이렇게 하겠다고 저절로 그렇게 되는 게 아니라, 내가 어떤 방식의 훈련이나 배경이 부족하거나 필요하냐는 것입니다. 문장 구조에 대한 이해나 응용력이 전무한 상태에서 점진적인 노출 없이 바로 고난도의 지문을 직독 직해하라는 것은 어리석은 시간 낭비가 될 수도 있다는 얘깁니다. 


본인이 일단 한눈에 보고 쉽게 읽을 수 있는 수준의 글부터 시작해서 계속 노출량을 늘리면서 난이도를 높이시면 자연스럽게 독해력이 성장하는 것을 알 수 있을 겁니다. 다만, 가장 효과적이고 효율적으로 독해력을 성장시키는 데에는 extensive reading(다독)과 intensive reading(정독)이 병행되었을 때라고 하니 이를 염두에 두세요. 이 둘에 대해서는 나중에 다른 글에서 따로 이야기하는 기회를 갖겠습니다. 검색을 해 보셔도 좋겠고요.



julienglish.com과 네이버 박상효의 영어 카페에 올려졌던 질문/답변 사례를 브런치 매거진으로 재구성한 글입니다.


네이버 박상효의 영어 카페 원문 보기: https://cafe.naver.com/satcafe/696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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