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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 사람이 죽고 사는  have p.p.

현재완료(have p.p.)의 쓰임(용법)


I lived in London for 8 years, and I’ve lived in Seoul for 10 years. 


위의 문장은 and를 기준으로 앞 뒤 모두 ‘살았다’라고 이해할 수 있습니다. 앞의 문장은 런던에서 8년 살았다는 얘기고, 뒤의 문장은 서울에서 10년 살았다는 얘긴데, 동사 모양이 각각 lived, have lived로 다르죠? 동사 모양이 다르니까 앞에 배운 대로 ‘시간’에서 뭔가 다른 점이 있다는 느낌이 오시나요? 바로 그거죠. 문장의 동사 모양이 다르다는 건 우리말 해석에는 종종 언뜻 드러나지 않더라도 ‘시간’에 차이가 있다는 말입니다. ~ed는 '언제인지 과거가 딱 드러나고, 그때 이야기로 끝'이라는 개념이죠. 그러니까 위의 앞 문장은 lived, 즉, 이미 끝난 얘기란 것이죠. 런던에서 8년 산 것은 이미 흘러간 과거 이야기입니다. 그럼 have lived는 과거 얘기가 아니란 걸까요? 과거이긴 한데 과거로 끝난 게 아니라 지금까지도 계속 서울에 살고 있다는 얘깁니다. 8년 동안의 과거와 지금 상황이 이어져 있다고 볼 수 있는 거죠. 


have p.p.의 또 다른 쓰임을 볼까요? '그녀가 가버렸어'에서 그녀가 언제 갔는지를 이 문장만으론 알 수 없죠? 그래서 She has gone.이라고 합니다. 그런데 사실 그녀가 가는 걸 본 것도 아닌데 어떻게 알죠? '지금' 자리에 없으니까 아는 거죠? 안 봐도 지금 그 증거나 눈에 선하게 보이는 이런 경우에도 have p.p.를 씁니다. 이런 걸 현재완료의 결과적 용법이라고 해요.  


여기저기서 많이 얘기하니까 have p.p.의 용법을 말했지만 사실 이런 용법 구분은 별로 의미가 없어요. [쥴쌤의 영어공부 상담실: 현재완료의 소위 4가지 용법이란 것을 몰라도 되는 이유 참고] 결국은 과거같이 해석되지만 초점이 ‘지금’에 있다는 같은 핵심에서 출발하니까요. 그러니까 과거같이 말하지만 사실 지금 ‘결과’에 초점을 두어서 결과적 용법인 것이고, ‘지금 경험이 있고 없고’에 초점을 두어서 경험적 용법이라는 것이라고 이해하시면 됩니다. 그럼 완료적 용법은 지금 기준으로 막(just) 또는 이미(already) 완료되었거나 아직 안된(not... yet) 것을 말하는 것이겠죠? 하지만 이 모든 경우가 다 ‘시간’이 딱 명확하게 잡히지 않거나 별로 중요한 문제가 아니라는 것이고요. [008. 과거를 말하는 또 다른 방법, have p.p. 참고] 그럼, 위에 서울에서 8년째 살았다는 얘기는 과거부터 지금까지 계속 이어졌다는 데에 의미가 있으니까 계속적 용법이겠군요.  


‘난 UFO를 본 적 있어(I've seen a U.F.O.)’ 분명히 ‘과거’ 같은데 그게 언제인지가 확실하지 않죠? ‘언제인지’보다는 ‘본 적이 있는지 없는지’가 중요한 문장인 거죠. 그게 바로 have p.p.의 개념이에요.  

주로 어떤 행동을 해 본 적이 있고 없고를 말하는 경우로, 문법 용어로 현재완료의 경험적 용법이라고 합니다.  


우리말 해석으론 별 차이도 안 나 보이는 ~edhave p.p.를 잘 구분해야 할 필요를 이제 살짝 아시겠어요? 그럼  ~ed와 have p.p.의 구분에 대해 좀 더 얘기해 보겠습니다. ~ed를 대표하는 개념은  over입니다. 과거 그때 얘기로 끝났다는 것이죠.


I was tired yesterday. 나는 어제 피곤했어요. 


이 문장만으로는 내가 어제 피곤했다는 것만 알 수 있습니다. 그래서 오늘도 피곤하다는 건지, 오늘은 괜찮다는 건지는 알 수가 없습니다. 물론 대화라면 말투나 전후 상황을 통해 눈치를 챌 수 있지만, 문장 자체만으론 알 수가 없죠. 하지만 I have been tired since yesterday.라고 하면 얘기가 좀 달라집니다. have p.p.는 지나간 이야기와 함께 '지금'에 대해서도 이야기할 수 있으니까요. 어제도 피곤했고 오늘까지 그 피곤이 계속 이어지고 있다는 의미가 됩니다. 한 방에 과거와 지금 이야기가 다 해결되는 거죠.


http://www.classicfm.com/composers/mozart/best-mozart-music-songs/


모차르트 이야기를 해 볼게요.


He was a great composer. 그는 훌륭한 작곡가였다.

He composed more than 600 works. 그는 600개가 넘는 작품을 작곡했다. 


모차르트는 이미 이 세상에 없는 사람입니다. 그리고 그가 600곡이 넘는 작품을 작곡한 것도 이미 다 흘러 간 이야기죠. 돌이킬 수 없는 사실입니다. 이번엔 작곡가인 내 친구 니나의 이야기를 해 볼게요.


Nina is a composer. 니나는 작곡가다.

She has composed 6 songs. 그녀는 6곡의 노래를 작곡했다. 


니나는 지금 살아있고, 활동 중인 작곡가입니다. 앞으로도 작곡을 할 것이기 때문에 그녀의 작품수는 계속 늘어날 거죠. 다만, '지금까지' 작곡한 곡 수는 6곡입니다. 모차르트와 달리 니나의 경우에는 노래를 작곡한 것이 완전히 over, 끝난 것이 아니라 앞으로도 계속 이어질 수 있다는 것입니다. 만일 니나에 대한 이야기를 ~ed를 써서 She composed ... 라고 하면 니나가 모차르트처럼 이미 이 세상에 없는, 더 이상 작곡을 할 수 없는 사람이 되어 버리거나, 작곡을 완전히 그만둔 사람이 됩니다. 엉뚱한 사람 저 세상으로 보낼 수도 있는 것이  ~ed와 have p.p.입니다.


그렇다면, '오늘 커피 3잔을 마셨다'는 말은 어떻게 표현해야 할까요?


I drank 3 cups of coffee today.

I've drunk 3 cups of coffee today.


첫 번째 문장에서는 오늘(today) 일이 ~ed로 표현되었습니다. 즉, 과거로 이야기하고 있는 거죠. 오늘 더 이상 커피를 마실 일 없이 3잔 마신 걸로 over 임을 암시하고 있습니다. 두 번째 문장에서는 오늘은 '과거+지금' 개념으로 바라보고 있습니다. 만일 이 말을 하는 시점이 오후 4시쯤이라면 오늘 오전은 '과거'인 거죠. 하지만 아직 4시밖에 안됐으니까 오늘이 끝나지 않은 거고 이럴 때에 have p.p.를 쓸 수 있습니다. 오늘 중에서도 지금 이 순간까지 아직 4잔, 5잔 더 마실 수 있다는 겁니다. 


그런데, 이렇게 사람이 죽고 사는  ~ed와 have p.p.가 별 차이 없이 쓰이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런 경우는 대개 말이 이루어지는 상황과 관련이 있고 상황이 뻔히 '지금'이 어떤지를 보여주면 have p.p. 를 굳이 쓰지 않고 ~ed로 표현하기도 합니다. (특히 미국 영어에서 그렇답니다.)


(당황한 얼굴로 주머니와 가방 등을 뒤지며) I lost my watch. (=I've lost my watch.)


그러나 이런 상황(문맥) 없이 그냥 문장만 놓고 보았을 때, I lost my watch.라고 하면 시계를 잃어버렸다는 얘기지, 그래서 그 뒤에 시계를 찾았다는 건지 아닌지 알 수가 없습니다. 만일 따로 문맥이나 상황이 주어지지 않은 채, 시계를 잃어버렸고(과거) 지금도 없다고 말하고 싶다면 I have lost my watch.라고 해야 합니다.


여기서 잠깐 주의하세요.  ~ed와 have p.p.가 상황상 어쨌든 둘 다 가능하다 하더라도, 문장에 yesterdaywhen he came four years ago 등의 표현이 들어간다면, 한 때를 콕 지어 줬을 때만 쓸 수 있는 ~ed 만 가능합니다.


I lost my watch last week(O)

I've lost my watch last week. (X)




have p.p. 의 쓰임(용법), 이것만 알고 가자

l  해석상으로는 ~ed와 차이가 없어 보이지만, have p.p.는 '지금'을 기준으로 과거를 말한다.

l  have p.p.의 의미를 크게 네 가지로 나누어 보면, 지금의 시점에서 과거부터 계속되는 일, 과거부터 지금까지의 경험, 과거에 일어난 일의 지금 시점에서의 결과, 지금 기준에서 완료 여부를 나타낸다. 




* 이 글은 '박상효의 영문법 콘서트' (저자:박상효 / 성안당)에 실린 내용을 바탕으로 하고 있습니다. 

'박상효의 영문법 콘서트'는 곧 개정판이 출간될 예정입니다. 브런치에서는 책 전체 내용 중 처음 10개 Unit 까지의 내용을 매거진으로 소개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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