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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법이 재미있으려면...

영어 잘 하려면 어떻게 해야 해요? (3)

영어를 잘 하기 위해 반드시 지불해야 하는 것은 '시간'입니다. 미국 국무부 연구에 의하면 2,200 시간 정도가 일정 수준의 영어 실력을 갖추기 위한 대략의 '댓가'라고 합니다. (이전 글: 2,200시간 공부하셨나요? - 영어 잘 하려면 어떻게 해야 해요? (1) https://brunch.co.kr/@julien/42 참고)


그리고, 이 시간을 제대로 지불하려면 '견디는' 영어 공부로는 중간에 포기하기 쉽기 때문에 무엇보다도 '즐기는' 태도와 시각이 중요하다는 이야기를 드렸습니다. (이전 글: 견디지 말고 즐기세요. - 영어 잘 하려면 어떻게 해야 해요? (2) https://brunch.co.kr/@julien/44 참고)  


그럼, 이제 구체적으로 '어떻게' 즐겨야 하고 '어떻게'해야 즐길 수 있는지를 영어 학습의 영역별로 나누어서 이야기해 보겠습니다. 우선 가장 '즐긴다'는 말과 동떨어진 이미지를 갖고 있는 '문법(grammar)'에 대해서 말해 볼까요? 

문법이 지루하다고 생각하거나 공부하는 데에 거부감을 갖는 가장 큰 이유는 문법 자체를 잘못 이해하는 데에서 옵니다. 문법을 그냥 뭔지도 모르고 외워야 하는 규칙이라고 생각하니 재미가 없고 배우기가 싫은 겁니다. 문법은 뭔지도 모르고 외우는 것이 아니라 그들의 사고와 표현 방식을 문장의 모양새(구조)를 통해 이해하는 것입니다.


너무너무 배가 고플 때 '밥을 100그릇도 먹을 수 있다'라고 말하면 이걸 진짜로 곧이 곧대로 100그릇을 먹겠다는 말로 알아듣는 사람은 아무도 없을 겁니다. 그냥 말이 그렇다는 거죠. 우리말은 이런 경우에 보통 이렇게 듣는 사람이 알아서 걸러 듣는데, 영어에서는 '말만 그렇다'는 것을 문장에서 드러냅니다. 지금(now) 눈 앞의 '실제'와 거리가 있다는 것을 동사가 한 걸음 물러나는 것으로 표현하지요. 그래서 can 이 아닌 could를 써서 I could eat a hundred bowls. 라고 말합니다. 그럼 같은 원리로, '(피곤해서) 일주일은 잘 수 있다'거나 '(말로만) 여기서 살라면 살겠다'는 말도 할 수 있겠죠? 


I'm so tired. I could sleep for a week. 

I could live here forever. 


이렇게 그들의 방식으로 표현하는 방법을 배우는 것이 문법입니다. 우리는 솥에 물과 쌀을 함께 넣어 쪄서(?) 밥을 짓는데, 영국인들은 물을 끓인 뒤에 쌀을 넣어 삶은 뒤에 채로 거르듯, 같은 의미라도 영어와 우리말은 서로 문장으로 표현하는 방식이 다릅니다. 그들의 요리법이 재미있고, 그들의 요리를 한번 해 보고 싶고 먹어보고 싶듯, 그들의 말 방식을 익히고 그들처럼 말해 보는 체험이 문법 학습입니다. 해외의 문화를 소개하고 간접 체험할 수 있게 해 주는 TV 여행 프로그램이 재미있으신가요? 문법 수업에서도 그들의 사고와 문화를 엿보고 느끼는 그런 재미를 건질 수 있습니다!


영국인들은 쌀을 삶은 뒤에 채에 거르는 방식으로 조리한다.


어떤 문법 사항을 무작정 외우려 하지 마시고 우리와 다른 그들의 방식이라는 것을 먼저 이해하세요. 그리고, 그 속에 담긴 그들의 사고방식이나 문화적 배경을 알아 가세요. 그렇게 말해 보고 써 보면서 실제로 소통이 되는 경험을 갖는다면 효과는 배가 됩니다. 정통 이태리 스파게티 요리법을 따라 나름 만들어 봤더니 이태리 사람이 오, 제대로 된 스파게티군요! 라고 칭찬해 주면 보람과 자신감이 상승하듯, 내가 그렇게 말했더니 정말로 말이 통하더라는 경험은 영어 학습에서 매우 긍정적인 의미를 갖습니다.


따라서 즐길 수 있는 문법 학습을 위한 교재, 프로그램, 수업, 선생님은 문법에 대한 시각과 태도를 보다 긍정적이고 즐거운 것이 될 수 있도록 도와주고, 문법 사항에 담겨 있는 그들의 사고방식이나 문화적 배경 등을 즐겁게 알아가고 이해할 수 있도록 길잡이 해 줄 수 있어야 합니다. 예를 들어, 교재의 경우 어느 문법책이나 포함되어 있는 문법 사항은 다 비슷합니다. 시제, 조동사, 가정법, 전치사 등등... 문제는 이것을 어떻게 제시하고 접근해 가는가입니다. 앞서 말씀드린 영어적 사고나 문화 등에 대해 내가 생각해보고 이해할 수 있도록 해 주는 것인지를 기준으로 보세요.


더 많은 것을 알고 느끼게 해 주는 능력 있는 여행 가이드를 고르듯 좋은 교재와 프로그램, 수업, 선생님을 공들여 선택하세요. 여행이 수월해지듯, 문법이 쉽고 즐거워집니다. 물론 여러분 스스로도 많은 것을 느끼고 체험하려는 적극적인 여행자/학습자가 되셔야겠죠?




위 글의 원문은 2014년 8월 네이버 박상효의 영어카페에 올린 "영어 잘 하려면 어떻게 해야 해요? (3) 문법이 재미있으려면..."입니다. 


원글 보기: http://cafe.naver.com/satcafe/65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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