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Aurora Light

바위가 꽃이 되는 곳

Rockflower Canyon, British Columbia,

by 헬로 보이저

기차는 유유히 산을 가르고 있었다.
7월의 로키는 더 이상 차갑지 않았다.
흘러내리는 눈과 빙하, 녹은 얼음이 강으로 모여
그 아래로 흐르는 계곡마다 고요하고도 웅장한 숨을 쉬고 있었다.

"저 강 색깔 좀 봐."
왼편 창가에 앉은 누군가가 말했다.
나도 고개를 돌려 바라보았다.

놀라운 광경이었다.
맑지도, 탁하지도 않은 강물.
회백색이지만 은은한 푸른 기운이 감도는,
어딘가 초현실적인 물빛이었다.

가이드가 마이크를 들었다.

“Ladies and gentlemen, this is what we call *Rockflower*.
It’s not a plant. It’s actually rock dust — powdered stone
that flows down from glaciers and cliffs,
creating this mesmerizing color you’re seeing right now.”

Rockflower.
바위꽃.

그 말을 듣자,
정말로 강물 위에
작은 바위의 꽃잎들이 피어나는 것 같았다.

가이드는 한 사람의 이름을 언급했다.
Dr. Shane Hector.
이 신비한 지형을 처음으로 기록하고,
이름을 붙인 캐나다의 지질학자였다.

그는 말했다고 한다.
"이 강물은 산의 기억을 품고 있다.
지금 이 순간도, 산은 부서져
자신의 일부분을 우리에게 건넨다."

그리고 그 기억들은
강이 되어 흐른다.

창밖을 바라보니,
강은 단순한 자연이 아니었다.
산이 부서진 조각, 수천 년의 기억,
그리고 지금을 살아가는 우리를 위한
하얀 편지였다.

그 강물 위로 수십 개의 래프팅 보트가
흔들리며 지나가고 있었다.
가장 용감한 이들은 가장 급류가 센 곳을 향해
노를 저었다.

그 급류의 이름은…
Mother-in-Law.
(시아어머니…)

모두가 웃었다.
그러나 그 안에는 존경이 섞여 있었다.
자연의 힘, 시간의 무게,
그리고 그 안에서 노를 젓는 인간의 작은 몸짓.

우리는 그 모든 풍경을
기차 안에서 조용히 바라보았다.

그 순간,
이 거대한 자연도,
우리처럼 부서지고,
기억하고,
다시 흐르고 있다는 것을 느꼈다.

그리고 그 안에,
나도 있었다.

지금 이 순간,
나의 마음도
어쩌면 조용히 부서지며
꽃가루처럼 흘러가고 있었는지도 모르겠다.

어느 날,
누군가 나의 조각을 발견하고
그 위에 이름을 붙여줄 수 있기를.
바위가 꽃이 되는 곳에서,
나도 다시 피어나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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