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Aurora Light

휘슬러는 같은 장소에 머물면서, 계절마다 다른 삶을 산

휘슬러 빌리지의 역사와 여름의 얼굴

by 헬로 보이저

Sea to Sky 하이웨이. Stawamus Chief

휘슬러 가는 길에서 바라본 설산

브랜디와인 폭포]

불의 고리 지질대 설명. 휘슬러 인근 기찻길

밴쿠버에서 자동차를 렌트해 휘슬러로 향했다.
99번 하이웨이, 일명 Sea to Sky.
정말 바다가 구름을 타고 하늘로 올라가는 것 같은 길이었다.

차창 밖으로 펼쳐지는 풍경은
숨을 쉬는 것조차 잊게 만들 만큼 아름다웠다.
중간에 브랜디와인 폭포에 들러,
물안개 속에서 한 번 숨을 고르고 다시 출발했다.

약 두 시간 반.
우리는 휘슬러에 도착했다.

이번 여행의 숙소는 휘슬러 빌리지 한가운데 있는
작은 로지형 에어비앤비였다.
창문을 열면 숲 냄새가 들어오고,
저녁이면 사슴이 마당까지 내려오는 곳이었다.

오늘은 휘슬러 마을에 대해 이야기해 본다.

휘슬러는 같은 장소에 머물면서, 계절마다 다른 삶을 산다.

1970년대까지만 해도, 지도에 제대로 표기되지 않았던 작은 스키 명소였던 휘슬러.
그 이전, 이 땅은
스콰미시(Squamish)와 릴와트(Lil’wat) 원주민들의 사냥터이자
계절을 따라 이동하던 고요한 숲이었다.

1966년, 크릭사이드(Creekside) 지역에 첫 리프트가 세워지며
휘슬러는 서서히 ‘스키 여행지’로 변해갔다.
1977년부터 본격적으로 차 없는 보행자 마을,
지금의 휘슬러 빌리지가 조성되었다.

그리고 2010년, 밴쿠버 동계올림픽의 주 경기장이 되며
휘슬러는 세계적인 이름이 된다.

하지만 여름의 휘슬러는,
겨울과는 완전히 다른 언어로 말을 건다.

겨울의 휘슬러가 속도와 경쟁의 장소라면,
여름의 휘슬러는 숨 고르기와 관찰의 시간이다.

자전거를 타는 사람들,
커피를 손에 든 여행자,
호숫가에 앉아 책을 읽는 아이들,
그리고 그 곁을 지나가는 곰 한 마리까지.

휘슬러는 여름이 되면
스키 대신 산책, 스노보드 대신 숲의 향기로 채워진다.
산은 더 이상 눈이 아닌 초록의 피부로 빛나고,
도시는 쉼표처럼 조용히 살아있는 마을이 된다.

겨울이 오면 휘슬러는 완전히 다른 언어로 말한다.
전 세계의 스키어들이 모이고,
모든 것이 눈의 무대 위에 올라간다.

스키 슬로프는 새벽부터 활기로 가득 차고,
밤이면 광장 한가운데의 얼음 조각들과
크리스마스 조명 아래 커플들의 그림자가 어른거린다.

겨울의 휘슬러는 도시가 아니라
설국 한 편의 드라마다.

휘슬러는 하나의 마을이지만
계절마다 전혀 다른 인생을 살아간다.

그러니 이곳에서 보내는 하루는,
계절의 조각을 하나 얻는 일이다.

디어 라지. 휘슬러 빌리지. 호수공원

휘슬러 빌리지 중심가. 커피숍

쇼핑 스트리트. 토템 기둥

휘슬러 거리. 휘슬러 호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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