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시가지 광장에서 맞이한 낯선 하루의 속삭임
천문 시계 안 천문시계 인형 전시.
아침부터 흐렸던 프라하.
차분한 공기와 축축한 돌바닥 위를 따라, 발끝에 조용한 리듬이 흐르듯 걷는다.
트램을 타고 구시가지 광장으로 향했다.
광장 중앙, 오래된 시계탑 앞에 멈췄다.
그곳은 사람들로 가득했지만 조용했다.
모두가 숨을 고르며 정각을 기다리고 있었다.
천문시계는 낡았지만 견고했고,
작은 창문 뒤엔 인형들이 조용히 대기 중이었다.
정각이 다가오자, 사방에서 스마트폰이 들려졌고
어떤 아이는 할아버지 손을 꼭 잡고 앞을 응시했다.
시계는 종을 울리며 창을 열었다.
작은 인형들이 나와 고개를 끄덕이고, 눈을 굴렸다.
그 짧은 몇 초 동안, 광장은 마치 숨을 멈춘 듯 고요했다.
인형의 행진이 끝나자 사람들은 박수를 치고 흩어졌고,
그 자리엔 조용한 시간의 여운만 남았다.
프라하의 시간은 시계 안에만 흐르지 않았다.
광장 위에도, 사람들 안에도, 천천히 흘렀다.
조금 후, 트램을 갈아타고 한식당을 찾아 나섰다.
출출한 마음에 한식당을 검색해두고 향했는데,
길치는 어김없이 실수를 했다.
한 정거장 일찍 내려 낯선 골목을 1킬로 넘게 걷게 된 것.
지도를 들고 몇 번이나 길을 물으며, 천천히 발걸음을 옮겼다.
그러다 문득 마주친 익숙한 간판.
‘김치찌개’라는 단어에 마음이 스르르 녹아내렸다.
따뜻한 국물 한 숟갈을 떠넣는 순간,
낯선 도시 안에서 마음 한쪽이 조용히 데워졌다.
그건 향수가 아니었다.
온기였다.
지금 여기에서 나를 안아주는 감정,
멀리 있어도 분명히 이어져 있는 무언가.
그날 먹은 김치찌개는
아직도 마음속 넘버 원 식당으로 남아 있다.
식사를 마치고, 오후엔 리버보트를 탔다.
붉은 지붕과 아치형 다리가 수면 위로 비치고,
강바람은 차갑지만 도시의 리듬은 부드럽게 피부에 닿았다.
블타바강 위에 흐르던 빛과 물결은
잠시 현실을 멈추는 듯한 풍경을 만들어냈다.
저녁이 되어 프라하의 불빛이 하나둘 켜질 때,
광장도, 강가도, 작은 창문 너머 사람들의 하루도
모두 은은하게 물들어갔다.
프라하는 밤이 아름다운 도시다.
낮의 고요함보다 더 깊고,
마음을 천천히 끌어안는 어둠 속에서
천문시계 안
틴 성당 야경
한식당 Matzi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