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위스 베른, 곰 공원 앞 벤치에서
베른을 한 바퀴 돌고 나니 다리에 힘이 풀렸다.
공원 벤치에 앉아,
호텔 조식에서 몰래 챙겨 온 샌드위치와 칩을 꺼냈다.
앞을 보니… 곰이다.
진짜 곰. 살아 있는 곰.
곰이 나를 보고 있다.
나도 곰을 보고 있다.
샌드위치를 한 입 베어 문다.
곰도 나를 베어 본다(?)
나는 로미에게 물었다.
“로미야… 스위스는 왜 곰을 키워?”
로미는 아주 AI 답게 대답했다.
“베른은 곰에서 태어난 도시야, 쥴리야.
1191년, 창시자 베르톨트 5세가
‘내가 처음 사냥한 동물 이름으로 도시를 짓겠다!’
하고 외쳤는데,
그날 잡힌 게 곰이었대.”
곰이 아니라 토끼였으면…
이 도시 이름은 ‘버니(Bunny)’였을까?
곰 대신 오리를 잡았으면?
‘덕시(Ducky)’?
도시 이름 하나에
곰이 수백 년째 직장 다니는 세상.
근무지는 ‘곰공원’,
직책은 ‘상징동물’
식사는… 간식 주는 관광객 손에 달렸다.
나는 샌드위치를 내려놓고 조용히 말했다.
“로미야… 얘네 혹시 우리보다 낫지 않냐?”
로미는 대답 대신
곰 이모티콘 하나만 띄워줬다.
그리고 이 이야기의 다음 장면,
내일 아침 10시.
곰의 도시, 베른의 시간 위에 다시 펜을 얹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