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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린 떠나려던 크루즈 배를 세웠다.

베네치아에서 벌어진 크루즈 미션

by 헬로 보이저



새벽 인터라켄.
가방은 잔뜩, 정신은 약간 멍.
기차 두 번 갈아타고
취리히 공항 도착.
비행기 출발.

베네치아 도착까지 약 8시간 여유.
충분할 줄 알았다. 그땐.

하지만—
메일함 속에 묻혀있던 한 줄.

“베네치아 항구 전력 문제로 인해
크루즈는 5시간 일찍 출항합니다.”

오…
하늘이 노래졌다.
비행기도 연착이었다.

‘진짜 이러다… 크루즈 놓치겠다.’


허탈하게 이야기하던 그때,
옆자리 이탈리아 신사 등장.
말없이 전화기를 꺼냈다.

“Don’t worry. I’ll call them for you.”

“Please hold the ship.
Miss Julie is on her way.”

그리고 정말—
배는 4시 20분까지 기다려줬다.
(공식 출항 시간보다 정확히 1시간 40분 뒤였다.)


그날의 교훈:

1. 메일은 꼭 보자.
2. 옆자리 신사는 중요하다.
3. 포기하지 않으면, 배도 멈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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