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의 가치 글쓰기 2일차
지금 시간 6시 21분이다.
나에게 새벽 기상은 늘 힘들다. 어쩌다 오랜만에 일어났다. 내일 새벽 기상은 기약할 수 없다.
나와의 약속에 신경 쓰였나 보나. 보통은 6시 알람을 바로 끄고 자버리기 일쑤다.
오늘도 알람을 바로 끄긴 했지만 정신은 말짱했다. 일어날까 말까 고민은 하지만 눈이 안 떠지네!!!
라라 프로젝트에서 새벽마다 줌에서 만나 글쓰기를 진행하는데 오랜만에 들어가 볼까 생각이 든다.
이미 몇 분이 줌에 먼저 들어와서 조용히 선생님 노트북에서 들려오는 찬송가 음악을 들으며 글을 쓰고 계신다.
생각의 가치 글쓰기 2일차 시작해볼까?
오늘 주제는 어제 읽은 [모리와 함께한 화요일]에 나온 대화문 글귀로 쓰려고 한다. 혹시 다음날 되면 잊어버릴까 밤에 사진을 찍어서 블로그에 저장만 해 놓았다. 글을 쓰는 방법 중 키워드만 메모하기를 배웠는데 이를 활용해본 거다.
모리 교수와 이 책의 저자이자 모리 교수의 제자인 미치가 나누는 대사이다.
루게릭 병이 이미 깊어서 살 수 있는 날이 얼마 남지 않은 모리 교수가 말한다.
저거 보이나? 자네는 저 밖에 나갈 수 있지?
언제든 밖으로 나갈 수 있어
이 동네에서 저 동네로 마구 달려갈 수 있어
나는 그러지 못하네. 나갈 수 없어
물론 달리는 것은 더더욱 불가능하네
밖으로 나가면 병이 심해질까 두렵지. 하지만 자네, 아나?
자네보다 내가 저 창을 더 제대로 감상한다는 것을
이런 모리 교수의 질문에 미치가 의아해하며 재차 묻는다?
창을 제대로 감상해요?
© slrncl, 출처 Unsplash
창을 제대로 감상한다는 것은 무엇일까?
양쪽 베란다 창문을 통해서 밖을 본다.. 새벽시간이라 자동차 불빛과 가로등, 버스정류장의 광고판 불빛만 보인다. 서둘러 출근하는 차량들이 주자장을 빠져나가는 모습이 얇은 거실 커튼 사이로 보인다. 안경을 끼지 않고 멀리서 보니 지세히 알 수 없다. 창가 가까이 다가가 스마트폰 카메라로 바깥 풍경을 담아본다. 밤사이 눈이 많이 왔나 보다. 아파트 주변이 하얗다. 글을 마치기 전에 저장해놓은 사진 한 장으로 나는 이 장면을 업로드하면서 설명을 갈음하겠지!!!
스마트폰 한대로 불가능이 없어진 듯한 세상이다. 기억하고 싶고 알고 싶은 것들은 웬만하면 작은 폰 하나로 해결된다. 내가 직접 창밖을 자세히 볼 생각은 미처 못한다. 순간적인 기분에 한번 슬쩍 보면서 사진에 담는다.
나중에 보려고 많은 시간이 흘러 나중에 볼 수도 있겠지. 그렇지만 지금 이 순간에 내 눈으로 바라보는 것만큼 가슴에 새겨질 수 있을까? 뭐가 그리 바쁘다고 창밖을 멍하니 바라보며 내 눈 안에 들어오는 사물 하나 사람 한 명 한 명을 자세히 보질 못할까? 모리 교수처럼 몸이 아파야지 창밖을 제대로 바라볼 수 있을까?
늘 창 밖 풍경은 소리 없이 내 곁에 머무르고 있다. 시간이 흘러 계절이 바뀌고 오고 가는 사람들이 달라지면서 모습이 바뀌겠지! 나에게 이런 것들은 사소하고 시시한 일상들이다. 그만큼 내 복잡한 머릿속에 담아내질 못했다. 담고자 하는 마음조차 없었지!!!
© jtylernix, 출처 Unsplash
난 뭘 또 놓치고 산 걸까?
가족이 가장 먼저 생각난다. 집이라는 한 공간에 같이 머문다. 코로나로 더 오랜 시간을 함께 지내고 있다. 어제도 오늘도 내일도..... 늘 같이 한다는 생각으로 내 가족에게 소홀하진 않았을까? 우선순위도 매길 수 없을 정도로 소중한 내 가족. 아이들은 중, 고등학생이 돼버려서 각자 방에서 혼자 있는 시간들이 더 많다. 내가 직접 아이들 방으로 들어가서 얼굴을 보고 와야 한다. 아이들이 거실로 나오는 경우는 화장실 갈 때와 밥 먹을 때가 전부인 듯하다. 중년이 훌쩍 넘어버린 남편은 혼자서 태블릿PC를 가지고 안방으로 들어간다. 이불 속에 들어가 엎드려 잠들기 전까지 유튜브로 영화리뷰나 정치, 골프 관련 채널을 보다가 잠이 든다. 난 주방 식탁에 앉아서 뭔가를 하다가 안방과 아이들 방문을 한번 쓱 훑어본다. 가끔은 가족들 모두 편안하게 한 공간에 있음을 감사할 때도 있다. 하지만 대부분은 아무 느낌이 없이 방문을 바라본다.
혼자 우두커니 강아지를 가슴에 껴안고 침대 속에 있는 남편의 모습이 안쓰러울 때가 많다. 아이들이 커가니 부부만 남는다는 말이 맞구나라는 생각이 자주 든다. 뭔가를 특별히 남편을 위해 하지는 못한다. 연말이 다가오며 좋은 선물을 해볼까 잠깐 생각한다. 평소에 나는 선물을 사서 누군가에게 주질 않는다. 오히려 남편이 소소하지만 필요한 물건들을 잘 챙겨준다. 남편이 나에게 원하는 것은 아마도 곁에 자주 있어주는 것일 거다. 바라봐 주고 이야기 나누는 것을 좋아한다. 오늘 아침에는 서둘러 아침식사를 하고 나면 남편과 함께 사무실에 출근해야겠다. 사무실 앞에 있는 단골 카페인 '커피에 반하다'에 가서 천 원짜리 커피 두 잔을 사서 수다나 떨다 와야겠다.
나에게 소소한 일상과 사람들이 어쩜 가장 소중한 것일 것이다. 오늘도 내일도 모레도 함께 하겠지만 이런 일상이 늘 존재하기 때문에 내가 평안하게 하루를 보낼 수 있는거다. 날 지켜주는 버팀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