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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양경은 Apr 05. 2021

필사를 시작했어요


어쩌다가 브런치 작가에 합격했어요.

주위에서는 가끔 저를 작가라고 불러줍니다.

아직도 그런 호칭은 쑥스럽기만 합니다.

작가라는 이름 때문은 아니지만 가끔 브런치에 글을 올립니다.

글을 써보고자 응모한 것이고 합격했으니 이왕이면 성실히 글을 쓰는 게 맞겠지요.


글쓰기가 타고난 실력만으로  되는 게 아닌 란 걸 절실히 느낍니다.

글 잘 쓰는 사람들이 마냥 부럽기만 했어요.

그렇지만 글을 노력과 훈련이 함께 해야 것이더라고요

글재주가 미천한 저로서는 노력이 필수입니다.

한편 올리면 돌아오는 반응에 하루의 희바가 엇갈릴 때도 있어요.

SNS 세상에서 숫자에 무관심하다는 건 거지말이겠지요?

물론 아닌 분들도 계시겠지만요

저는 속이 좁아서 '라이킷했습니다'라는 알림이 오면 그렇게 기분이 좋더라고요

이 재미에 브런치에 글을 쓰기도 합니다.




바닥을 드러내는 글재주로 뭐라도 해보려고 요즘은 용을 씁니다.

독서와 필사입니다.

독서라 하면 소설을 말하는 겁니다.

작년부터 자기 계발서, 습관, 트렌드 관련 책을 쭉 읽고 있어요.

나태해진 나를 붙잡기에는 이것만 한 것도 없네요.

그런데 글을 쓰려니 내 글의 빈약함에 몸 둘 바를 모르는 때가 많았어요.

그러다가 김승옥 [무진기행]을 읽게 되었어요.

예전에는 스토리 위주로 독서를 해서 단편소설의 재미를 몰랐어요.

이번에 곱씻듯 문장을 들추어보니 기막힌 표현들이 널려있더라고요

작가의 표현력에 부러워 죽겠어요.

워낙 유명한 작가분들이라 제가 어찌 발끝이나 가겠지만요.

글을 부러워해보기는 처음입니다.





급기야 제가 필사를 시작했어요.

아직 한 달도 되지 않았지만 필사하는 시간이 내 삶을 다시 관찰하는 시간이 된듯합니다.

작가들의 명문장을 보면서 그들의 관찰력과 통찰력에 매번 놀랍니다.

하루 한 페이지 정도 베껴쓰기를 합니다.

집에 있는 낡은 노트 한 권에 글자 하나하나를 채워갑니다.

시간이 흘러 꽉 채워진 내 필사 노트를 다시 볼 때를 상상합니다



내 글을 쓰다 보면 단어의 빈약함을 절실히 깨닫게 됩니다.

되도록이면 반복되는 표현을 절제하려고 노력합니다.

같은 의미를 전달하려는데 어떤 단어와 문장으로 전달하지 고민해봅니다.

역시 많이 읽고 베껴 쓰면서 단어를 늘려가야 할까 봐요.


글발과 말발은 동시에 상승할 수 있을까요?

글을 쓰다 보면 내 말솜씨가 예전과 달리 풍성해지길 바라기도 합니다.





두 번째로 읽고 있는 [책은 도끼다]입니다.

내가 알지 못했던 작가와 작품의 세계를 알려주는 책입니다.

이 책을 보고 있으면 알라딘 앱에 접속해서 책을 주문하고 싶은 마음이 스멀스멀 올라옵니다.

나도 이 책에서 소개해준 책을 보면서 감탄할 만한 문장을 직접 찾아내고 싶어요.


박웅현 작가가 찾아내 준 문장들을 보면서 독서의 즐거움을 찾고 있어요.

오늘은 김훈 작가의 작품을 엿보았어요.

사소하게 스쳐 지나가는 물건들을 표현한 글을 보면서 우리의 눈을 번쩍 뜨이게 합니다.

누구의 눈에는 보이는 것들이 저는 전혀 알지 못했네요.

무심코 지나면서 보았던 자연의 꽃과 나무에게 미안한 맘이 들기까지 합니다.


알아차림.
내 주위의 모든 것을 알아차려주어야겠어요.
다른 사람이 나를 알아차려주면 행복하잖아요
서로를 알아차려주면 우리 삶이 더욱 풍성해지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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