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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양경은 Apr 06. 2021

니는 오늘도 행복합니다


한국의 봄은 세계 어느 나라와 견주어도 뒤처지지 않을 아름다움을 머금고 있네요.


이런 날에 집안에만 있기엔 온몸에 좀이 쑤시는 듯합니다.


아침부터 내가 하고 싶은 일들과 생각으로 꽉 찬 하루를 보낼 수 있음에 감사할 따름입니다.






아침 일찍 일어나 가족들 아침을 챙겨주고 설거지만 대충 마칩니다.


청소기 돌리고 빨래개기라는 표 안 나는 일과는 과감히 뒤로 미룹니다.


내 건강을 챙기려고 아침 9시가 되기 전 집을 나섭니다.


동네 헬스장에 가는 길가를 걷는 발걸음부터 가볍습니다.


얼마 전부터 아파지던 어깨 때문에 운동은 필수불가결한 일정입니다.


어쩌다 하루 이틀 운동을 쉬면 아침에 일어나 어깨를 들기가 힘듭니다.


중년에 접어들면 가벼운 스트레칭 한 동작도 우습게 보면 안 되나 봐요.


팔 올리기가 겁나서 옷 갈아입을 때 숨 한번 크게 쉴 때도 있네요


얼마 전 남편과 아웃렛 매장에 가서 헬스복 2-3벌을 샀어요.


작은 딸이 더 이상 입지 않는  형광색 티셔츠 한 개와


무채색 빛깔의 레깅스와 반바지만 입고


헬스장에 다녔어요


운동하러 온 다른 사람들의 화려한 색상과 과감한 디자인의 옷을 흘낏 보기도 했어요.














운동하러 오는데 패션이 뭐가 중헌디!!!!


그렇지만 운동복에서 오는 만족감이 크더구먼요





의류매장에서 스포츠브라 치수가 뭐가 맞을지 고민하다 몇 개를 골라봤어요.


속옷과 깔 맞춤할 상의도 골라보았고요.


신상 운동복을 골랐으니 얼렁 입고 러닝머신에서 걸어봐야겠지요


 주황, 파란색의 상의를 걸치고 운동을 시작합니다.


러닝머신 20분, 상체운동, 런지, 코어운동을 번갈아가면서 20분가량 합니다.


내 온몸을 훑어보며 혹시 신경 쓰지 못한 구석이 있는지 확인합니다.




중년에 가장 중요한 것은 역시 엉덩이와 허벅지 운동입니다.


런지와 스쾃을 빼놓지 않고 합니다.


딴딴한 허벅지와 봉긋 올라간 엉덩이를 갖고 싶지만 생각만큼 쉽게 만들어지지 않네요.


헬스장에 켜놓은 TV에 나오는 운동하는 외국 언니 오빠야들의 운동하는 모습을 보면서


나의 미래를 상상해봅니다.


두툼한 뱃살 자리에 이효리처럼 근육이 생기는 모습을 그려봅니다.


그럼 옷장에 옷을 다 버려야 하나? 하고 꿈꿔보기도 하고요.












운동 후에 다음날까지 찾아오는 미세한 땅김때문에 기분이 좋아져요


엉덩이와 뱃살에 스며든 근육이 언제가 밖으로 튀어나와 육안으로 확인되는 날을 기다려봅니다.


















차 한잔하기 딱 좋은 날씨네!!!






집에 바로 들어가기 서운합니다.


집 앞 카페에 들러서 따뜻한 아메리카노 한 잔을 시켜봅니다.


하릴없이 우두커니 앉아있는 시간마저 소중하게 느껴지네요


헬스장에서 나올 때 저는 머리를 잘 말리지 않고 나옵니다.


카페에 앉아있으니 봄바람이 헤어드라이기 역할을 하네요.


자연바람에 말린 머리라 예쁘지 않을 테지만 자연에게 신세를 진 마음입니다


아무 생각 없이 바라볼 수 있는 나무도 사랑스러워요


이제는 꽃잎이 떨어져서 연한 잎이 나고 있는 벚꽃나무에게도


감사함을 표해봅니다.


지나가는 많은 사람들에게 따뜻한 봄기운을 선물해 준 그동안의 벚꽃이 선사해 준


선물 같은 시간들이 고맙습니다.


 










천천히 살아가는 법을 잘 모르고 있었네요.


주위를 둘러볼 여유도 느끼지 못했고요.


가만히 살펴보니 고마운 것들로 둘러싸여 있네요


여유로운 오전 시간을 보낼 수 있어서 감사합니다.


누군가에게 무심코 전화 한 통 걸어서 안부전화를 할 수 있었던 오늘이 감사합니다.








나는 오늘도 행복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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