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 엄마 전화엔 늘 같은 인사
"밥 묵었나?"
요즘 밥을 못 먹고사는 사람은 없지만
밥 묵었나는 여전히 인사이자 안부가 된다.
그 말속엔 무슨 의미가 담겼지?
혹시 엄마도 밥 굶던 시절이 있었나?
'밥 묵었나'는 단순한 질문이 아니다.
밥벌이는 잘하고 있는지,
맛난 반찬으로 잘 챙겨 먹는지,
편안하게 지내는지,
그 모든 걱정이 담긴 말이다.
이제 나도 내 아들에게 묻는다.
"아들, 밥 묵었나?"
어쩌면 엄마의 밥에는
사랑과 정, 그리고
"엄마 밥 묵으러 온나"라는 마음이 담겨 있었기 때문이다.
이제야 안다.
엄마의 '밥 묵었나'는
"은미야, 밥 묵으러 온나"라는 뜻이었다는 걸.
아들이 결혼하고 나서야 깨달았다.
더 늦기 전에 말해야지
"엄마, 밥 묵고 싶심더."
언젠가 내 아들도 불쑥
"엄마, 밥 주세요."그러길 바란다.
그렇게 나는 또 한 번 엄마가 되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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