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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사! 질림과 반성

이삿날 나의 엉터리 소비와 반성의 시간을 가진다

by 글담쌤


나름 빈 마음으로 절약하고 산다는 생각이 정말 착각이었다는 것을 인정하는 날이 왔다.

천만의 만만의 콩떡이었던 나의 오만함과 착각을 여실히 인정하는 날을 지냈다

어제 이사를 했던 것이다.


이삿짐센터 견적을 받은 후 차차 정리하자고 맘 편히 생각했다.

' 나 정도면 양호하지 암만 이 정도는 누구나 다 있을 거야'

세상에 짐을 풀어 놓고 보니 저절로 반성의 시간을 가지게 된다.



캡처.PNG



어질러진 짐 속에서 난 나의 욕심과 과시욕과 쓸데없는 소비를 만난다

버리지도 못하고 재 놓은 물건들은 얼마나 많은지?


TV속 정리해 주는 그 어떤 프로 속의 어질어진 집, 그 속에 내가 있었다.

비우려 하다가도 추억 때문에 다음에 또 쓸 일이 있겠지 하면서 늘~ 마음으로만 무소유와 비움을 실천하는 엉터리 실천러였다.


이사!

7년 만의 이사다

내년쯤 아들의 결혼도 있고 해서 평수를 줄여 이사를 했다.

당장은 한동안 아들의 오피스텔 짐과 캠핑 용품도 다 함께 살아야 하는데 왜? 괜찮을 거야라고 생각한 건지?


넘치는 짐의 홍수에서 혼자만 카트 라인 없는 착각을 하고 무한 긍정으로 이삿날을 맞이했다.

예상외 많은 짐들은 가난한 어린 시절의 보상인 양 물건들을 사 모아둔 것이라 핑계를 대본다.

진짜 핑계일 뿐이다.


그렇게 위로 아닌 위로를 하면서도 내내 마음에 찔림이 남아 있어 아프다.

말로만 비움이었다

말로만 아끼고 절약하자 외쳤다.


굳이 법정 스님의 무소유를 논하지 않아도 지금 내가 가진 것이 얼마나 한 번은 살펴볼 일이다.

부족함 없이 뭐든 가지고 싶은 것을 가지고 사는 모습이 나의 모습이다.

이사를 하면서 한심한 나를 반성하고 지금부터라도 비우고 빈 공간에 가치 있는 그 무엇으로 채우자 하는 마음 다짐을 해본다.

비우고 정리한 후 그 빈 공간에 물건 이외의 다른 것들로 채워보자


이사!

작으나마 내 집이 생겨 기쁘다는 마음보다 찔림이 크다.

비움과 정리 반성의 시간이 뒤엉긴다.


#이사 #찔림 #비움과정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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