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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조항석 Apr 06. 2020

보이지 않는 것의 중요성

화학생명공학을 전공했던 자칭 시민 철학자의 삶에 대한 고찰

<세상 그리고 삶은 눈에 보이지 않는 게 더 중요한 것 같다.>

가시적인 것은 이미 눈에 보이지 않던 변화가 완료되는 시점에 나타난다. 변화는 눈에 보이지 않는 상태에서 이미 일어난다. 우리 몸은 지금도 세포가 죽고 새로 만들어지고, 에너지를 만들어내고 있다. 근데 우리 눈에 보이지 않는다. 그래서 착각한다. 내 몸이 어제와 동일하다고 착각한다. 그러나 잠자는 동안에도 우리 몸 안의 세포들은 열심히 움직이고 있다. 


이 뿐만이 아니다. 사회 변화도 그렇다. 어느 한 사람이 열심히 하루하루 살았을 뿐인데, 자동차가 어느 순간 대중화되어 있고, 어느 순간 컴퓨터가 보급되고 어느 순간 핸드폰을 하나씩 다 가지고 있다. 이러한 변화를 우리는 가시적으로 따라가지 못한다. 결과를 확인할 뿐이다. 지금도 우리가 하루하루 지내고 있을 때 수많은 기술들이 발전하고 있다. 경제활동이 이뤄지고 있다. 내 눈 앞에서 일어나지 않는 수많은 것들이 있다. 


사람들의 생각, 사람들의 습관, 사람들의 성장도 그러하다. 나는 엄청난 성장을 이뤘다고 생각하지만 가시적인 성과가 아직 없다면, 외부에서 봤을 때 나는 그냥 나이가 좀 더 든 사람으로 비친다. 눈에 보이지 않는 성장을 이뤘는데 말이다. 내가 보는 시야가 넓어졌을 때도 타인은 내가 시야가 넓어졌는지, 그래서 삶에 변화를 이루는 계기가 되었는지 모른다. 사람들은 어느 순간 어떤 사람이 기업에 취업을 하거나 자격증을 취득했을 때, 이 사람이 그동안 얼마나 노력을 했는지 그때서야 느낀다.

 


이 얘기를 왜 하냐면 많은 사람들이 가시적인 것에 너무 초점이 맞춰져 있는 경향이 있는데 그러지 말고 '정말 중요한 게 무엇인가(눈에 보이지 않는 것)'를 생각해야 한다는 것을 말하고자 함이다. 중요한 변화, 소리와 티가 나지 않는 노력 말이다. 


내가 하루 중 한 시간 독서한 것, 하루 중 1시간 운동한 것, 하루 중 1시간 가족들과 시간 보낸 것들은 내일 당장 어떤 성과를 만들어내지 못하지만 이러한 보이지 않는 활동들이 축적되었을 때 어느 순간, 어느 기회가 되었을 때 가시적으로 나타나게 된다.(혹자는 '임계점을 넘었다'는 표현을 즐겨 사용한다.) 그러나 그게 언제 나타날지도 모르고 장기적인 것이다 보니까 이러한 것들보다는 외모를 꾸미는 데 시간을 더 할애한다던지, 돈이라는 것을 버는데만 초점을 맞춘다던지, 지금 당장 느낄 수 있고 즐길 수 있는 것에 만족하며 산다든지 하게 된다. 


눈에 보이지 않는 매우 중요한 것이 또 있다. 바로 나의 마음이다. 나의 자아다. 나의 감정이다. 내 몸 상태다. 그래서 명상, 자기 마음 수련, 산책, 운동, 규칙적인 생활, 일기 쓰기, 혼자 있기 등이 중요하다. 자기 성찰의 시간이 중요하다. 나와의 관계가 중요하다. 나를 돌볼 때 뭐든지 할 수 있게 된다. 나를 돌보지 않는다면, 왜 이 일을 하고 있고, 왜 이 길을 가고 있고, 왜 남들과의 관계는 원만하지 못하며, 왜 나는 사회생활, 직장생활을 잘 못하고 있는 것인지 답이 모호해지면서 어느 순간 나는 행복하지 않은 것 같다는 느낌이 들게 된다.  


플렉스라며, 티 내는 것을 중요시하는 게 요즘 트렌드인데 그것도 매우 필요하다. 하지만 그러하기 때문에 소홀히 여길 수 있는 '묵묵히 와 꾸준히'의 가치를 일부러라도 상기시킬 필요가 있다. 그래서 묵묵하고 꾸준하게 뜻하는 바를 이루는 활동을 나를 포함해 모든 분들이 계속하셨으면 한다. 변화는 지금도 일어나고 있다. 

나의 묵묵함과 꾸준함으로. 


보이지 않는 것의 중요성 잊지 말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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