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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씀씀 Dec 29. 2021

잘 쉬자

2022년 새해 목표

2022년을 며칠 앞둔 지금, 1월 1일부터 새로 시작하자는 설레는 마음으로 목표를 이것저것 세워봤다. 10kg 감량 다이어트 결심, 꾸준한 운동, 영어공부, 재테크 공부, 돈 모으기 등 새해 목표 단골 주제들을 나열하고 있었다. 한창 써 내려가다 보니 나의 삶을 다시 reset 할 수 있을 것 같은 새해 다짐은 매년 다르지 않았고, 언젠가 흐지부지 아무 목적 없는 하루를 보내지 않을까 불안했다. 


퇴근 후 유튜브 보며 하루를 마무리했던 근래 나의 생활패턴을 보았을 때 지속적으로 내가 해야 하는 것, 하고 싶은 것을 잘 해내기 위해서 또 다른 계획과 목표가 필요함을 느꼈다. 


'잘 쉬자' 


유튜브를 보면서 나의 관심사 콘텐츠를 즐기는 것도 휴식이라면 휴식이었겠지만 남는 게 없는 시간이었다. 항상 잠들 땐 허탈함과 허무한 기분을 느낀 걸 보면 나를 위해 잘 쉬고, 에너지를 보충한 일은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 2022년은 정서적, 육체적 다방면으로 나를 힐링할 수 있는 휴식 재료를 잘 활용해서 앞으로 나아갈 힘을 얻는 게 새해 목표다.


재료들을 선택하다 보니, 내가 원하는 휴식의 성향을 알 수 있었다. 사회적으로 잘 길러진 외향성 ENFJ이지만 혼자만의 시간을 가지고 싶어 하고 힘을 빼면서 쉬는 것과 아닌 것을 구별하면서 결을 나눴다. 외향적으로 보이는 업무에 노출되다 보니, 쉴 때는 사람 간의 만남과 감정교류는 줄이고 스스로에게 집중하는 시간을 내적으로 원하고 있는 나를 발견할 수 있었다.


2022년, '잘 쉬자'에 집중했던 이유는 올해 남에게 이끌려 나의 시간으로 잘 쉬지 못했다고 느꼈기 때문이다. 이직 이후 적응한다는 이유로 빠르게 달려왔고 감당할 수 없는 업무 강도에 시달리며, 스트레스에 제대로 대처하지 못하고 방치했다. 사람들을 만나서 맛있는 거 먹고, 돈을 쓰면서 스트레스 푸는 것 말고 본질적인 해결 방법을 몰랐다. 


이제 입사 1년임에도 일에 대한 흥미는 없고, 이 조직에서 달성하고픈 목표가 없으니 성과 내는 건 더더욱 관심이 없어 방어적으로 일을 막아내고 있다. 적당히 일하고 싶은 마음은 끝이 없고 그렇게 하루의 2/3 시간을 보내고 있는 중이라 능동적이고 주체적인 열정적이었던 나를 다시 되찾고 싶었다.


그래서 생각한 게 '하겠다'는 강박증보다는 지친 나에게 '잘 쉬자'라는 동기부여였다. 해야 하는 것들로 가득한 새해 다짐보다는 나의 삶을 잘 지탱할 수 있는 휴식 거리를 다양하게 찾아내야겠다. 새로운 해에는 나를 더 돌아보고 다독일 수 있는 재료들로 잘 쉬고, 일 잘하는 모습으로 스스로에게 최선을 다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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