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녀석에게 봄이 왔다
녀석은 16살이 되었고
난쟁이, 한주먹,땅꼬마라고 시달렸던 시간들은
단숨에 한을 풀듯
그를 175의 청소년으로 만들어주었다
더는 크든 말든 상관이 없었다
4년간 반에서 작은키 1번이였던 그 녀석은
더 바랄것이 없었다
무쌍에 큰 눈은
애미를 닮아서 예쁜것으로 합의를 보았으며
요즘 추세에 부합하는 얼굴과 체형으로
어쩌다보니 그리 되어갔다
어느 날
이탈리아 스페인 혼혈의 한 소녀가
우리집 녀석을 매일 후훗하고 웃으며
뚫어져라 바라보며 따라다닌다는 이야기가 들려왔다
한국인이라 신기한가
자기한테 안 친절한 남자는 처음일까
안경을 쓰라니까 안써서 째려보는 줄 알았을까
우리집에서는 의견이 분분했다
그도 그럴것이 그 녀석은 그 당시 영어를 못해서
손짓 발짓과 단어로 친구들과 소통하던 때라
멋짐 포인트라고 할 만한 것은 찾기 어려웠고
사춘기가 한창이라 친절함이나 녀석의 미소따윈
기대하기 힘든때였기 때문이였다
그 여자 아이는 인형도 따라하기 힘든 너무 어여쁜
눈망울에 구불구불 밝은 갈색의 머리칼을 가지고
나중에 알았지만 너무나 부유한 집에서 자라나
주눅들지 않고 항상 당당했다
그러나 녀석 앞에서는,
심지어 이상한 춤을 추고 음치도 이런 음치가 없어도
핑크빛 뺨으로 입술을 겨우 다물고 친구들에게
이렇게 말했다고 한다
"쉿 조용히 해줘, 그가 노래를 부르고 있어"
이 어색하고도 견디기 힘든 상황을 온전히 지켜보며
눈앞의 현실을 매일 부정하는 사람이 있었으니
그것은 우리집 둘째였다
이 일들은 드라마처럼 그녀의 시야에서 종종
벌어지곤 했으며 남매 사이에 받아들이기 무척
힘든 일이였다고 한다
그러나 그 음치 사건이후에도 하트가 된 그녀의
눈을 보며 둘째도 어느새 인정을 하게 되었다
"찐 사랑이네, 인정!!"
그러던 어느 날
녀석은 고백을 받았다며 절절한 편지 한통을
들고 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