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찻길 옆, 우리 아파트
밤이 무서워 운전도 못 하는데
아이들이 잠든 밤, 베란다에서 보는 풍경은
꿀맛이다
맥주도 물도 없이 베란다 의자에 앉아
멍하니 밖을 바라보다 보면
기차가 가끔 지나간다
남편은 자고 있으니 저 기차엔 모르는 사람들만
타고 있는 걸까
기차가 우리 집 앞을 지나가는 그 순간
불 켜진 실내에 몇 명이나 탔을까
빠르게 눈을 움직인다
11시인데 이 시간에 밖에서 누군가 센스 없게 큰 소리로 통화하는 소리가 들려 잠시 평화가 깨진다
거실 에서 보이는 논과 비닐하우스를 보며
손님들이 북한 고위층이 사는 아파트냐며
농담을 해도 마냥 좋다
드문드문 이 시간에 달리는 차들은 얼마나 집에 가서 쉬고 싶을까
멀리 보니 차의 불빛이 촛불처럼 살랑이며 지나간다
이 와중에 잽싸게 달리는 차를 보며
그러면 안돼 마음속으로 꾸짖으며 살짝 찡그린다
소박한 저 풍경이 말을 걸어온다
아이들이 잠든 이 고요한 밤이 아름답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