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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윤메로나 Sep 30. 2021

두번째 마음을 치료합니다

4번째 진료

늦을까봐 빠른 걸음으로 걸어왔더니 땀이 송글송글하다 8분전 도착했는데 아뿔싸 진료가 밀렸다며 앞에 3명이 있다고 한다 한숨 돌리고 진료실을 둘러보는데 오늘은 좀 특이하게도 모두 여성들이다 그것도 내 나이 이상부터 70대까지 중년이상의 여성들


티비에선 평화로운 여행지들과 아름다운 연주음악이 나오고있지만 어쩐일인지 오늘 대기실은 분위기가 좋지 않다


내 또래 커트머리 여자는 시종일관 눈을 감고 손을 모으고있다 심지어 진료를 끝내고 약을 기다리면서도 같은 자세이다 무슨일인지.. 안쓰럽다 대기가 맨날 늦어진다며 짜증을 내시는 할머님은 몸이 많이 불편해보인다 얼굴과 눈을 찡그린채로 허리에 손을 댈때 더 아픈표정을 짓는다 딸과 함께 오신 할머니는 소녀처럼 호기심이 많다 이런저런 질문에 딸은 피곤하다며 연신 하품을 한다 대기실에서 그동안 마주하던 지극히 평범한 사람들, 그래 여기는 마음이 아픈 사람들이 오는곳이였지 오늘은 분위기가 무거워 나는 쇼파에 몸을 묻고 두팔을 뒷통수로  보내 긴장을 풀어본다


드디어 진료 시작이다 선생님은 진료 본지 한달이 되었다며 어떤 점이 달라졌는지 물으셨다


화나 짜증이 1,2에서 6,7로 가는일이 없어졌어요

가만히 평화로운 시간을 보낼때 싸르르~하며 가슴한켠이 불안하던일이 잘 느껴지지 않아요


오늘 좀 피곤해보이는 선생님이지만 그럼에도  따뜻한 눈빛으로 이야기한다


약은 더 늘리지않고 이정도로 유지할께요 아이들이 없을때 나만을 위한 시간을 보내도록 노력하세요  아이들과 상관없는 나를 위한 시간이 필요해요 세명이나 돌봐야 하니까요

@@씨는 세심한 사람이에요 나쁘지않다고 생각해요 여러가지로 생각할 수 있게 시야가 넓어졌네요 좋은 변화네요


이주뒤에 봐요

아.. 삼주 안될까요?

하하 이주에요~!!


협상에 실패한 나는 이주 뒤 예약을 잡고 나왔다 대기실에 또 5명이 기다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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