둘째의 친구가 육지에서 와서 우리집에서 지내고 있었고 함께 세번째로 해수욕장을 가기로 했다
갈아입을 옷 수영복 물안경 각종 튜브와 구명조끼
잠자리채 수건들 아이스박스 등 짐이 많아 챙기고
있는데 이거 들고 가냐 이거 어딨냐 물어보고 툭툭 말을 퉁명스럽게 하는것이 자꾸 거슬렸다
남편은 무슨 일을 하든 긴장하면서 압박을 느끼게 하는편이라 난 종종 가슴이 답답해진다 뭐 그리 비장하나 전쟁나가나 싶은데 아직 싸고 있잖아
하고 기다리라 하니
'자긴 도움이 안돼 쓸모가 없어'
이러면서 왔다갔다 움직인다
난,
정말 짜증이 났다
말을 저렇게 하면서도 자기가 힘든일 궂은일 다 하려하는거 알지만 츤데레는 연애할때나 매력있지
40넘어서 무슨 얼어죽을 츤데레란 말인가
나도 그도 육아 전문가들이 키운것도 아니고
그의 블록과 나의 블록은 종종 삐긋거린다
지금이 바로 그 때이다
우아아아아하아아악!!!!!!
내 안의 짜증과 화가 벌떡 일어났다
남편에게
'난 안가도 되지? 그냥 안갈께'
하고 아이스박스에 시원한 물들과 얼음팩도 넣었다
'어 가지마 어차피 도움 안돼'
딸과 막내와 친구는 신나게 나갔다
혼자 남은 나는 사실은 맞는 말이지만 그런 말투에
몹시 불쾌했다 남편은 운전해서 30분거리의 바다에 가서 짐을 옮기고 파라솔을 펴고 아이들과 수영을 한뒤 다시 돌아오는 것이 녹록치않으니 마음이 급했겠지 그러나 머리로는 이해가가도 쉽지 않다 쓱 보니 첫째가 누워서 수업가기 전에 핸드폰을 보고 있길래 투덜거리며 뭐라고 잔소리를 시작했다 그땐 진지했는데 '잔소리'라고 바로 써지는거 보니 정말 쓸데없는 일이였나보다
그래도 의식의 흐름대로 투덜거리며 엄마 속상해서 안갔다고 궁시렁댔는데 아들이 엄마 갱년기냐며 커피 마시고 나가서 쉬라고 한마디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