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시절 나는 새벽까지 안자고 매일매일 하루도 신경이 곤두서지 않은 날이 없었고 마치 고문 같은 날들이 계속 되었다 내가 원하는 시간에 자고 깰 수 있는건 엄청난 행복이였다 아이를 낳기전엔 미쳐 깨닫지 못했지만
어찌어찌 잠들어 눈을 떴는데 아이의 울음소리와
함께 원망스런 햇빛이 보이면 화가 났다 잠들면서 이렇게 꿈처럼 없어지고 싶었다
'왜 아침이 온 거지.. 왜..또 눈을 뜬걸까'
아이는 뭐가 그리 불편한지 크아앙하고 소리를
지르며 울었다 분주하고 똑같은 하루가 흘러갔다 똥기저귀를 치우고 젖을 물리고 젖을 말리고 유축을 하고 대충 끼니를 때우고 아이와 나가고 걷고 들어오고 씻고 모든게 소모적이란 생각이 들었다 남편이 일하며 야근을 하고 늦게 들어오는게 일상이라 겨우겨우 보고 주말만을 기다렸다 주말이라고 피곤 하지 않을리 없는 남편과 다람쥐통을 타던 나는 격렬히 싸웠다
우울증이란 이름을 인지 했던건 티비에서 우연히 명의 우울증편을 보고 나서이다
의사선생님이 진지하고 단호한 말투로 우울증은 저절로 좋아지는게 아니라 진료를 보고 약을 먹어야 한다는 말을 하시는게 아닌가
산책과 명상 독서 여행등 내가 좋아하는 일을 한다
고 완전히 나아질 수 없고 병행하면 좋다라는 내용이였다
우울증? 내가?
대치동 학원가에서 일하던 시절 만났던 동료 선생님이 했던 이야기가 떠올랐다 남편은 한의사고
집도 잘 살았던 그녀는 아기를 낳고 병원 옥상에서 담배를 피며 이대로 사라지고 싶다는 생각에 극단적인 생각을 하려고 했다 놀란 친구가 달려와 퇴원할때까지 잠을 안자고 지켰다고 했다
그땐 건강하지 못한 사람인가.. 하고 생각했던것
같다 사랑하는 사람의 아이를 낳고 풍족한 환경에서 어찌 그런생각을 하지? 하고 말이다
우울증은바이러스로 인해 걸린것이 아니다
다시 한번 되새기며 절대 혼자서 이겨 내려 하지 말아야 한다 부끄러운것도 흉이 되는것도 아니다
물론 어디가나 뒷말하기 좋아하는 사람은 있기에 속상할 때도 있었지만 그건 내가, 내 가족이 건강해지는 것에 비할 수 없다
그러나 첫째를 낳고 조금 나아졌다고 생각이들때 둘째를 이년 터울로 낳았고 우울증으로 힘들어 병원을 찾아 갔다 1년반 뒤 약을 끊으면서 많이 달라진 모습에 스스로 놀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