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육아합니다<15>
7살 막내와 함께하는 네번째 7살
네번의 7살이 지나간다
첫번째는 나의 일곱살
두번째는 첫째 아들의 일곱살
세번째는 둘째 딸의 일곱살
네번째 막내 아들, 요 귀염둥이 녀석의 7살이다
아이 안 낳는 시대라는데 청개구리같은 나는
남들과 다르고 싶어 셋을 낳은것일까
한없이 예쁘고 사랑스럽고 기특해서
볼을 부비대고 이대로 시간이 멈췄으면 좋겠다가도
이 작은 녀석이 또박또박 말대답을 할 때면
얄미워서 저 멀리 기억속에서 사라져버린
망태 할아버지라도 부르고 싶어진다
다만 아쉬운것은 나날이 또렷해지는 발음과
이제 마지막으로 실오라기 걸치듯 가벼이 남은
아기 냄새와
웃을때마다 보이는 살짝 벌어진 앞니와
검은 바둑알인지 바둑이의 그것인지 모를
반짝이는 커다란 눈동자와
엄마 엄마 엄마
별거 아닌 일에 엄마를 수도 없이 찾는
그 목소리다
내가 오롯이 겪었던 7살들은
네번째가 되서야
그 소중함을 진정으로 알게 해주었다
지나가면 그리울 시간
지금은 지겨운 시간
44살 내 하루도
지금은 그저 그런 하루
지나가면 눈 부시게 아름다웠던 하루
지겹게 잡은 작은 손
땀이 나도 끈적해도 짐이 많아도 잡아야 하던 손
잡고 싶어도 나보다 넙쩍해지고 두툼해서 악수로
겨우 자존심을 지키며 사라져 가는 15살의 손
빨리 걷자 채근해도 다리아프다며
내 빠른걸음을 쫒아 종종 거리던 짧은 다리
같이 가자 졸라대도 빨리와요 하며 성큼성큼
걸어가는 나보다 길어진 다리
7살의 11월은 12월 보다 아쉽고 짧다
이 아이가 15살이 되고 성인이 되고 지금의
내 나이보다 더 많아져도 오래오래 쓰다듬고 싶은
7살의 너와 너희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