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메라를 잊어버린 도시

San Cristóbal de Las Casas #1

by 세라

San Cristóbal de Las Casas



멕시코에서 가장 좋아하는 도시를 찾은 것 같다. 도시마다 이런 매력, 저런 매력이 있어 언제나 나는 감동하며 지나왔지만, 그래도 세 달간의 여정 중 딱 한 군데 좋았던 곳을 꼽으라면 나는 바로 이곳을 말할 것이다. San Cristóbal de Las Casas.(산 크리스토발 데 라스 까사스).


@San Cristóbal de Las Casas, Chiapas, México.


이곳에서 대체 무얼 하고 보냈던 건지, 소소한 일과가 끝나고 나면 어느새 하루가 훌쩍 다 지나가 있었다. 사진 폴더를 열어보고는 파일을 날린 줄 알았을 정도로, 그 좋아하는 사진조차 많이 찍지 않았다. 카메라를 ('잃어'버린게 아니라) '잊어'버릴 정도로, 완전히 긴장을 풀고 있었던 것이다.


콜로니얼 거리로만 따졌을 때도 뿌에블라나 과나후아또, 와하까보다 이곳이 더 운치 있다고 생각했는데ㅡ 뿌에블라는 컬러풀하면서도 번화한 도시 느낌이 강했고, 과나후아또는 아기자기하고 예쁘지만 관광객과 상업 시설이 너무 많았으며, 와하까는 멕시코스러운 매력이 분명하고 활기차지만 약간 들떠 있는 느낌이었다면ㅡ 산크리스토발은 훨씬 한적하고 조용해 홀로 다니는 여행자에게 자유와 안정감을 주는 마을이었다. 주거지역 자체가 그 어느 곳보다 컬러풀하면서도 평화로웠다.



실은 마음에 쏙 든 예쁜 컬러의 마을들이 정말 많아서 한 군데를 고르기는 정말 어렵지만, 이렇게 말할 수 있는 것은 여행에서 돌아온 뒤 사람들에게 어디가 가장 좋았냐는 질문을 계속 받으면서 한 가지 확실한 것을 깨닫게 된 덕택이다.


가장 일상을 살았던 곳. 그래서 언젠가 다시 돌아가서 살아보고 싶다.

여행 중의 기록이었다. 지금도 여전히 기회가 주어진다면 Chiapas주의 San Cristóbal de Las Casas을 고르게 될 것 같다.



산크리스토발에서도 와하까나 과나후아또에서처럼 혼자인 시간이 많았다. 하지만 도시를 마음대로 돌아다니며 거리 사진에 푹 빠져 있는 날도 없었고, 분 단위로 남아 있는 사진들에 나의 여정이 몽땅 다 기록되어 있지도 않다. 대신 이번엔 몇몇 사진과 순수한 기억에 의존해서 이 마을에서 내가 무얼 했던 건지 기억의 조각들을 모아보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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