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가 날 전과자로 만들 셈이야?

전세사기 13화_폭주

by 세라

전세사기꾼 프랭크의 폭주가 시작되었다. 결판을 끝내고 난 뒤 구청(국민신문고)에 넣은 민원이 드.디.어. 제대로 접수된 것이다.


다시 한번 정확히 정리하면,

[프랭크는 리베이트 5000천만 원이 걸린 신축 빌라 깡통 전셋집을, 자신의 소속도 아닌 다른 부동산 이름으로 계약하게 했고, 실제로 전세가는 동네 시세와 평수에 비해 심하게 부풀려져 있었으며 건물에 큰 금액의 근저당권이 잡혀 있었다. 그로 인해 다수의 시중은행에서 대출이 거절되었고 특약에 따른 계약 해제 및 계약금 반환을 요구했으나 이행되지 않았다. 프랭크 일당은 자신들과 연결된 은행에서만 무조건 대출을 해야 한다고 주장하면서도 은행명은 끝까지 알려주지 않으며 나를 대출 미협조로 몰아갔다. 부동산, 컨설팅 업체, 대출상담사, 건축주 등과의 긴 공방 끝에 기적적으로 계약금을 돌려받았으나, 프랭크는 복비라는 명목으로 중개보수료를 초과하는 수고비를 받아갔다.]


마지막 한 문장 때문에 나는 프랭크와 프랭크의 부동산은 물론, 대필 부동산까지 한꺼번에 신고할 수 있었다. 구청은 그들에게 진위조사를 하겠다는 연락을 했고, 그 뒤부터 프랭크 일당에게서 미친 듯이 카톡과 문자, 전화에 시달려야 했다. 그는 액정 화면을 가득 채우고도 모자란 장문의 카톡을 하루에도 수십 개씩 보내왔다. 그의 자아는 다양한 양상으로 분열되었는데 이를 요약 정리해 보면 아래와 같다.




1단계: 누구나 실수 한 번쯤은


2단계: 무릎이라도 꿇을게요


3단계: 무고한 사람까지 피해 입힐 건가요


4단계: 합의금 얼마면 될까요?


5단계: 죄도 밉고 사람도 밉나요


6단계: 역고소하겠습니다




프랭크는 내가 답장도 없고 전화도 받지 않자 다른 번호로 연락이 오기도 했고, 프랭크 부동산의 대표가 연락이 와서 프랭크는 불쌍한 사람이라며 한 번만 봐달라고 호소하기도 했다. 영업 정지(최대 3개월)는 부동산 대표 공인중개사에게 타격이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나는 저토록 빠른 태세전환과 가벼운 사과에, 적당한 합의금에, 민원 취하를 해 줄 생각이 없었다. 게다가 나의 민원으로 인해 무고한 부동산 직원들이 피해를 보고 있다, 자기 가족은 무슨 죄냐, 자신의 생명줄을 쥐고 흔들 거냐, 같은 죄책감을 일으키는 화법으로 은근히 나에게 '가해자의 프레임'을 씌우고 있었다. 어쩌면 감정 낭비에 질려서 합의해 줄 수도 있었으리라. 그러나 순식간에 악마로 돌변하며 역고소하겠다는 걸 보며, 나는 생각을 굳혔다. 당신이라면 민원 취하를 해주겠는가?


이 와중에도 구청에는 내가 중간중간에 먼저 전화해서 확인했는데, "어? 합의하기로 했다고 들었는데 아니에요?"라는 기함할 만한 반응을 들려주었다. (하.............)


이야기에 등장하는 모든 세부적인 정보는 특정을 피하기 위해 가상으로 설정했으며, 카톡 이미지 또한 실제로 오고 간 대화를 토대로 재구성해 제작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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