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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길윤웅 Nov 30. 2016

화장실 사인 디자인(사이니지)

건물주의 디자인 감각과 수준을 알아보는 평가 기준

공공시설이나 일반 회사 건물에 들어가서 사용하게 되는 공중 화장실. 


늘 이용하는 화장실이면 상관이 없겠지만 가끔 처음 가는 화장실을 찾기 위해서 남녀로서 먼저 화장실 사인물을 찾게 된다. 처음 본 대로 어느 길이 내 길인지 구분을 하는가? 아님 잠시 멈칫하는 경우가 있는가.


건물의 첫인상은 사인물에 있다. 건물 내 가장 대표적인 사인물은 화장실 표시를 알리는 것. 작은 것이지만 어떤 센스가 작동되고 있는지 살펴볼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어느 정도 이 공간에 대해서 관심을 갖고 있는지 건축가나 건물주의 마음을 읽어 볼 수 있다. 화장실 디자인은 그 건물의 수준이기도 하다. 


얼마 전 본 한 인터뷰에서 아이를 유치원에 맡기려면 우선 화장실을 살펴보라고 권한다. 화장실의 청결을 보고 그 유치원의 수준을 평가해보라고 권한다. 그것이 전부는 아니지만 그만큼 위생에 철저하게 신경을 쓴다면 다른 것들은 보지 않아도 어느 정도 미루어 짐작할 수 있지 않은가. 


내가 봤던 것 중 가장 사실적이고도 직접적인 화장실 사인물이 있다. 서울스퀘어 근처에 위치한 독일문화원이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사진은 다음에 다시 한번 찾아보겠다. 앉아 있는 모습의 여자와 서서 볼 일을 보는 남자의 모습을 그래픽으로 처리한 것이었다.


지하철역의 남녀 화장실 위치가 가끔 다를 때가 있다. 같은 통로를 사용하여 좌우로 나뉘는데 이 것이 간혹 평상시와 다르게 놓여 있는 곳이 있다. 들어가기 전에 남자의 길인지, 여자의 길인지 확인을 다시 한번 한다. 다행히 나오는 분이 없어 망정이지. 사인 컬러가 다르게 표시되거나 작거나 하여 사람이 없을 경우 무심코 경험치에 의해 들어가다 낭패를 볼 수 있다.


또 어떤 경우에는 사인물의 표시가 제대로 성비를 모를 정도로 구분이 잘 안될 때가 있다. 같은 색상에다가 그래픽의 선명도가 낮거나 하면 급한 일을 당할 때 바로 인식하기가 어렵다.  


건물주 입장에서는 외부 이용자들의 화장실 이용을 반겨하지 않을 것이다. 공용화장실이나 개방형이 있어 지원을 해주기도 하지만 일반 기업의 경우는 어떨까. 그러다 보니 화장실 사인이 잘 눈에 띄지 않게 만들지는 않는 걸까. 이용자들의 긴급한 상황을 헤아린다면 보다 즉각적인 반응을 할 수 있는 디자인이 필요한 부분이라고 생각한다. 







어느 날 지인과 함께 가게 된 카페. 카페의 이름은 쓰리고. 삼남매의 성씨는 '고'. 그 가게의 이미지는 '화장실 사람들'. 이렇게도 커피에 이 분들을 등장시킬 수 있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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