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남자 어떤 여자
남자는 자신이 얼마를 벌고 재테크를 어떻게 하고 있는지를 이야기한다. 여자는 관심 없는 듯 무표정이지만 귀를 세웠다. 남자는 돈은 많이 벌지 못해도 버는 것에서 쓰고 남는 것은 저축을 한다고 그 여자에게 말을 한다. 그렇게 남자의 이야기는 계속됐다. 간간히 미소를 띠며 귀 기울여주는 여자가 자신에게 관심을 보이고 있는 것이라 생각했는지 자신감의 발로인지 남자는 여자의 손을 내밀라고 재촉했다.
처음 보는 여자에게 손을 달라고 말을 건넨다. 여자가 손을 쉽게 내놓지 않자, 손을 잡아챘다. 그리고는 남자는 '손잡고 싶고, 손잡으면 포옹하고 싶은 게 남자라고..., 솔직하게 있는 대로 말해야 한다면서, 자신의 행동을 모든 남자가 다 그렇다는 것으로 자신의 행동이 남자들의 일반적인 행동이니 이상하게 보지 말라고 항변하는 듯하다.
여자의 얼굴빛은 달라지고 남자의 말의 속도는 느려졌다.
여자가 당황한 눈치다. 손을 잡기 전까지 남자의 말을 혼자 유쾌하고 바쁘다. 앞에 앉은 여자를 놓치고 싶지 않은 표정이 그대로 얼굴에 들어 있다. 여자는 뒤로 물러나는 듯 말을 뺀다. 누가 따라올까 급하게 달리던 차가 아무도 없는 차도에서 속도를 내지 않는 것 같은 분위기가 되었다.
솔직함을 좋아하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속에 있는 말이라도 그렇게 보일 듯 말 듯 꺼내 주는 사람을 좋아하는 사람들도 있다. 다른 삶은 그렇게 어딘가에 맞는 지점이 있다. 맞는 것을 찾는 게 어려운 일이다. 평생이 걸리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보는 순간에 유레카를 외치는 사람이 있지 않나.
솔직함을 주장하는 남자의 말과 행동은 여자의 마음을 어떻게 움직일 수 있을까.
애프터는 남자가 해야 하는 것이 에티켓이라면서 다음에 만나자고 말을 한다.
"다음에 어떻게, 연락을 할까, 내가 할까요."
"아니요, 내가 할게요."
남자는 다시 한번 이런 것은 솔직해야 한다고 말을 하면서 느낌이 좋다고 하면서 여자에게 느낌이 어떠냐고 묻는다. 빨리 어떤 답을 듣고 싶어 하고 답을 달라고 재촉하지만 여자는 남자의 말을 감는다.
여자가 남자에게 같이 살고 싶냐고 물었다. 그 말에 남자는 흥분을 한 듯하다.
여자는 농담이었다고 말을 한다.
바르게 앉아 있지 못하고 몸이 근질근질한 듯한 남자에게 불안하게 앉아 있지 말라고 여자가 말을 한다. 여자의 말에 남자는 자리에 일어나서는 반대편으로 가서 여자의 어깨에 손을 올린다. 그리고는 어깨를 주무른다. 여자는 하지 말라고 말을 적극적으로 표현하지 못하면서도 싫지 않은 것인지 그냥 그대로 둔다.
"시원하죠?"
답을 다 아는 듯, 인생을 다 산 듯 정답을 이야기하며 결론 내리는 일은 바람직하지 않다.
다음에 다시 그 둘을 만날 수 있을지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