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스크 쓰는 게 빨리 벗는 길
위로가 필요한 시간
그날은 올까
그날은 오겠지
그날은 올 거야
반드시 올 거야
와야 해
와야만 해
오지 않는다면
오지 않을 수도
왜
마스크를 안 쓰고
손도 안 씻고
가지 말라고 한곳에 가고
하지 말라는 일에 앞장서고
규칙을 지키는 일만 해도
마스크를 벗을 수 있는데
지금은 불편해도
견뎌낸다면
마스크를 안 써도 되는 날이
몇 장 남았는지 더 확인하지 않아도
괜찮은 날이
그러지 않아도 되는 날이
오겠지.
오지 않았으면 하는 것들은
틀림없이 오는
하지 말았으면 하는 일들은
해야만 하는 사람들,
이 불편한 현실 앞에
무너지지 않는 것
버티는 것
그것이 지금을 사는 일
마스크를 벗는 날을
위하여
마스크를 쓰지 않고 버스에 올라탄 탑승객에게 버스 운전 기사가 내려달라고 말 하지만 탑승자는 막무가내다. 마스크를 벗고 있는 탑승자에게 마스크를 쓰고 자리에 앉아 달라고 하지만 탑승객은 운전자의 머리채를 잡아 끌어당기며 운전을 방해한다.
오직 나 밖에 보이지 않는다.
나 밖에 보지 못하고 살면 타인의 삶을 존중할 수 없다. 내가 존중 받으려면 타인을 존중해야 한다. 무시한다고 때리고 째려봤다고 때리는 것은 마음 속에 그런 마음이 들어 있기 때문에 상대가 그렇게 보이는 것이다. 상대가 미운 것은 결국 내 마음 속에 그 미움이 있기 때문이다. 우리는 그것이 내 안에 있다고 생각하지 못한다. 그러다보니 상대가 하는 것마다 밉고 짜증이나고 잘 되는 꼴을 봐줄 수가 없는 것이다. 진짜 봐줄 수 없는 것은 자신인데도 말이다.
마스크를 쓰는 것은 말을 하지 말라는 것이라는 한 교회 목사님의 글이 최근 화제다. 말을 줄이라는 것이다. 제대로 된 말만 하면 되지만 어디 그런가. 1시간 이야기를 하다보면 정작 필요한 말은, 꼭 해야 할 말은 몇 마디 되지 않는다. 그 한마디를 하기 위해 이런 말 저런 말을 섞는다. 남의 흉을 보며 공감하고 공동의 적을 만들어 아군임을 확인한다.
마스크를 벗고 살려면 마스크를 써야 한다.
마스크를 쓰고 손을 잘 씻어달라고 한다. 국민이 신뢰하는 정은경 본부장의 말이다. 빨리 벗고 싶은 만큼 같이 협력해야 하는 일이다. 누구 한 사람 잘 한다고 해서 끝날 일이 아니다. 같이 맞서야 할 일이다. 우리나라만 잘 한다고 해서 끝이 아니다. 세계가 같이 풀어야 할 문제다. 연대와 협력이 필요한 시대다.
여러 돌발상황이 터지고 있는 지금, 몸과 마음이 지친다. 하나 힘들지 않은 사람이 누가 있겠냐만은 그 중에서도 가장 힘든 사람은 누구일까. 너도나도 아우성이다. 마음의 위로가 필요한 시간이다. 서로서로.
우리가 할 일은 두 눈으로 지금 벌어지고 있는 일들을 들여다보고 생각할 시간이다.그리고 행동해도 늦지 않다.
빨리 가는 것만이 능사가 아니기 때문이다. 급한 마음이 일을 망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