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은 지금 인공지능이 모든 것을 해결할 수 있는 시대를 앞두고 있는 듯하다. 질문 창에 질문만 하면 답을 던져준다. 학생들의 숙제도 도와준다. 인간이 쓴 것인지 사람이 쓴 것인지 말학기 전에 구분해 내는 것도 어려운 일이 될 듯하다. 정보윤리가 강조가 되지 않는다면 혼란스러운 시대 한가운데 설 수밖에 없을 것이다.
인간이 인간임을 증명할 수 있는 것은 질문이다. 그리고 거기에 대해 답을 찾는 것이 또한 인간이다. 이것이 이제 기계로 넘어갔고, 그 한가운데 산다. 네이버 지식인은 지식 중개 플랫폼이다. 궁금한 사람이 질문하면 전문가나 혹은 일반 이용자들이 답을 해준다. 그중 제일 적합한 답을 채택한다. 텍스트 질문과 답 보다 더 확실한 것은 유튜브 영상이다. 질문과 답을 같이 보여준다.
질문이 사라진다면 어떨까. 우리는 질문을 하며 살고 있는 걸까. 우리가 하는 질문은 질문이라고 말할 수 있는 걸까. 질문의 수준은 내 나이에 맞는 걸까. 타인의 질문에 얼마나 우리는 귀를 기울여주고 답을 찾으려 애를 쓰고 있는 걸까. 좋은 질문이 풍성해질수록 우리는 더 나은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다. 질문을 권장하는 이유다. 질문을 잃어버리지 않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
우리가 가르치고 배워야 할 것은 정해진 답을 찾는 게 아니다. 질문을 배우는 것이다. 좋은 질문은 다른 삶의 방향을 걷게 한다. 상대의 마음을 얻는 비결 중 하나는 좋은 질문을 하는 것이다. 호감 가는 사람이 있다면 좋은 질문을 해야 한다.
오래전에 한 모임에서 만난 이는 나에게 유도 질문을 했다. 갑자기 '그곳에 가지 않았냐'라고 물었다. 내 기억에 없는 이야기를 꺼냈다. 연결고리도 없는 사람이 마치 나를 미행한 듯한 느낌을 받았다. 더 이야기를 나누고 싶지 않은 마음이 들었다. 상대 마음을 생각하지 못하는 질문은 좋은 관계를 이어갈 수 없다. 구매 체결을 위한 거래 관계에서나 할 수 있는 유도 질문을 인간관계에 가져다 던질 때는 조심해야 한다.
일본 미라이 종합법률사무소 대표 파트터로 일하고 있는 다니하라 마코토는 자신이 쓴 책, <말에도 적당하 거리가 필요합니다>에서 질문의 성과를 이야기한다. 침묵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이 책에서 한 챕터를 '질문'으로 채웠다. 인간관계 확장을 위한 기로에서 긍정적인 질문의 효과를 언급한다.
"질문은 이렇듯 사고의 방향성을 결정합니다. 곧 상대에게 강한 영향을 미친다는 뜻입니다. 상대에게 긍정적인 영향을 주고 싶다면 긍정적인 질문을 해야 합니다. 긍정적인 질문을 하려면 평소에 자기 자신이 긍정적인 사고방식을 지녀야 하겠지요."-185쪽에서, 다니하라 마코토의 <말에도 적당한 거리가 필요합니다>(지식너머, 2020)
눈에 띄는 대목은, 질문으로 얻을 수 있는 성과이다. 상황에 따라서 거두어들일 수 있는 성과가 다르겠지만, 다니하라 마코토는 여섯 가지로 정리했다.
질문으로 이룰 수 있는 성과
1.정보를 이끌어낸다.
2.호감을 얻는다.
3.사람을 움직인다.
4.사람을 키운다.
5.논쟁에서 승리한다.
6.자신을 컨트롤한다.
다니하라 마코토의 <말에도 적당한 거리가 필요합니다>(지식너머, 2020)
질문은 사람을 움직이는 일이다. 사람을 마음을 얻고 싶다면 좋은 질문을 해야 한다. 대답을 할 수 있는 편안한 질문이 우선이다. 난처하게 만드는 질문은 지속적인 관계를 이어갈 수 없다. 상대로부터 뭔가를 얻고 싶은 게 있다면 질문을 준비해야 한다. 선택할 수 있는, 결정할 수 있는, 답할 수 있는 질문을 던져라, 당신의 호감도가 달라질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