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한 꿈
자다 깨다 반복했던 밤, 머릿속은 복잡한 생각과 밤에 읽던 책은 떠나지 않았다.
동이 트기 직전에 잠들었다. 현실처럼 생생한 꿈, 그러나 꿈.
그날 아침, 나의 첫사랑에게서 온 그 메시지는 단순한 문장이 아니었다.
"내 손가락 비록 짧으나 너의 자궁 속으로 들어가는 광기의 집착"
이 문자는 내 머릿속을 자극했고, 잊어버렸다고 믿었던 기억이 파도처럼 밀려왔다. 이런 대화들을 거리낌 없이 했던 첫사랑 문자는 마치 현재진행형인 듯했다.
"왜 이런 말을 하는 거야?"
용기를 내어 메시지를 보냈다. 그의 답장은 빠르게 도착했다.
"이유를 말해야 할까? 아니면, 너도 이미 알고 있는 거 아니야?"
나는 더 이상 피할 수 없었고, 핸드폰을 들어 그의 번호를 눌렀다. 신호음이 두 번 울리기도 전에 그의 목소리가 들렸다.
"오랜만이다." 그 한마디,
그 익숙한 목소리에 참았던 욕망들이 튀어나왔고, 내 몸은 반응했다. 그 목소리는 여전히 낮고, 섹시했다.
"내가 아직 널 잊지 못했다는 뜻이야. 너와 보낸 밤"
그는 잠시 숨을 고르더니,
"너가 손가락에 집착하잖아. 손을 볼 때마다 네 생각이 나서 미칠 것 같아. 참다가 보낸 거야."
"지금 만날까" 내가 먼저 말했고, 스스로도 놀랐다. 순간적으로 쏟아져 나온 충동. 그리고, 그는 잠시 망설였지만, 이내 짧고 단호하게 말했다.
"어디로 갈까?"
우리는 호텔로 만나는 장소를 정했다(꿈에서 엄청 급했던가 봄)
그날, 나는 호텔 방문을 열며 모든 것이 달라질 것을 예감했다. 그는 이미 와 있었다. 테이블에 기대앉아 맥주잔을 만지작거리는 그의 손길이 여전히 익숙해 보였다. 그가 고개를 들었고, 그 순간 모든 시간이 멈춘 듯했다.
"오랜만이야."
나는 그의 눈을 보며, 목소리를 들을 때 내 심장이 뛰는 소리도 같이 들었다.
"오빠, 하나도 안 변했어."
"너도 아직도 예쁘다."
이어서 그가 다가와 내 뺨에 손을 대더니 곧 손가락 끝에 힘을 준채 내 목덜미를 움켜쥐었다. 난 익숙하지만 새로운 감각에 빠져서 온몸은 소름처럼 흐르고 있었다. 마치 어제 만졌던 것처럼 나를 끌어당겼다.
그에게 완전히 휩쓸리고 싶다는 본능 때문에 갈등도 없었다. 이미 이성이 무너진 상태.
"이 감각, 너도 그리웠던 거잖아."
그의 말은 나를 부끄럽게 만들었지만, 동시에 전율을 느끼게 했다. 내가 대답하기도 전에 그의 손이 내 허리를 감싸며 나를 가까이 끌어당겼다. 그의 몸에서 풍겨오는 익숙한 향은 몰입하게 했다.
"너무 오래 참았다." 그의 말과 함께 우리 사이의 거리감은 완전히 사라졌다. 입술은 곧 꽃잎을 향했고, 닿는 순간, 과거와 현재가 뒤엉키며 시간은 무의미해졌다. 그의 키스에 이어 손가락이 나의 깊은 곳을 온전히 압도했다. 깊은 곳은 손가락의 집착을 놔줄 리 없다. 흡입했다.
"더더더..."
꿈은 끝났다. 그러나 너무 생생했다. 그의 손길, 그의 목소리, 그의 시선까지도 아직 내 몸에 남아 있는 듯했다. 나는 떨리는 손으로 창문을 열어 차가운 공기를 들이마셨다. 이게 정말 꿈이었을까?
우리가 다시 만난다면, 그 순간은 다시 꿈이 될까, 아니면 현실이 될까?
아침에 잠들면 빨리 깨야 할 것 같은 부담에 선잠을 자는데 이 꿈을 정말 생생하게 꾸고 얼른 메모했어요.
꼭 기록하고 싶었어요.
아주 조금 꿈을 각색(?)해봤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