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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살라 Dec 08. 2024

아미밤을 들고 여의도로 간 딸

오늘 열두 시, 딸이 여의도로 갔다.


딸은 핫팩이랑 마스크, 목도리, 롱패딩, 장갑, 방석, 초코바 등등 든든하게 챙겼다.

가방 안에는
BTS 아미 응원봉이 들어 있었다.

"촛불대신 아미봉?"

내가 물었다.


"엄마! 이럴 때 응원봉 쓰는 거지! K팝 팬들도 모여서 시위하는데 같이 해야지! 나라 망가지면 안 돼! 아이돌들 지켜야 해서. 거기서 아이돌 노래 좀 같이 부르고 올게"


"???"


나라 지켜야 한다고 결연하다는 듯 말로 지껄이는 나보다 자기가 지키고 싶은 소중한 아이돌을 지키기 위해 행동하고 있는 딸.


그들만의 시위 방식이 참 귀엽다.
팬 문화의 응축된 힘은 이렇게 옮겨지는 것 같다.
MZ세대의 시위 방식이 기성세대와 다르다고 해서 그 진정성이 떨어지는 것은 아닐 것이다.

그들이 지키려는 건 결국 편안한 일상이어야 가능하다는 걸 알고 있다.

그 일상을 위해, 계속 아이돌의 노래를 듣고 싶고, 그들의 위상을 방해하는 것에 대항하는 목소리를 내는 그들만의 방식은 이제 예전과 다른 시위 문화다.

어제 시위 현장 sns를 보면, 재미있는 그들의 방식이 위대해 보인다.

 진지해 보이지 않는다고 누구도 손가락질하지 못하리라. 진지해 무엇하랴.

힘을 보태면 야당과 여당 소신정치인들 행정부는 국민만 보고 움직이면 된다.

어서 끌어내라고 각자의 방식대로 든든하게 힘을 보태고 있는 것이다.

함께 모여 그들을 표현하고, 광고도 하고, sns에 익숙한 그들은 거리낌 없다. 진지한 힘보다 더 강하게 느껴진다.


해학의 민족이 틀림없다!!!

K팝 팬들이 나라를 살리고 있다,

오타쿠가 나라를 살리는 있다,

고양이집사들이 나라를 살리고 있다,

방구석 겜돌이도 집에선 불안하다면서 나와서 게임한다며 나온 연대,


그들은 자신들만의 방식으로 국가와 사회에 대한 애정을 표현하고 있는 것이다.
팬덤의 힘, 연대는 단순한 아이돌 지지나 자신을 표현하는 것을 넘어 사회 변화의 원동력이 되고 있다.

이들의 결집된 힘은 국가에만 속하지 않는다.

자신과 비슷한 사람들이 모인 연대는 sns에서 이미 세계 속 그들과 함께다.

월드스타 많은 한국이라서 아이돌의 팬은 글로벌 연대도 가능하다.

우리 때보다 더 강한 힘이다!


Ps. 인터넷에서 퍼온 사진과 아이가 찍은 사진들을 같이 넣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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