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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약해진 나에게

쓰는 편지

by 살라

나약해진 나에게


또 무너졌냐?
습관적 무너짐? 그거 좆까.
그래, 분해해. 치가 떨리게 분해해.
"괜찮아" 따위는 입 밖에도 내지 마.
뭐가 괜찮아? 어디가 괜찮다는 거야?
원래 잘했다고 다른 일도 잘할 줄 알았어?
네가 그렇게 잘났었나?

쉬고 싶다고?
지금 멈추면 영원히 멈추는 거야
힐링? 그딴 건 이미 정상에 선 놈들이나 하는 거야
난 아직 절벽을 기어오르는 중이라고

한 발자국이라도 물러서면
평생 그 자리에서 썩어버릴 거야
네가 누구보다 잘 알잖아
뒤돌아본 순간의 그 역겨운 패배감을
그 구질구질한 자기연민을

주저앉지 마
한계? 그걸 핑계로 삼지 마
못하는 게 아니야
안 하는 거지

피가 나도 좋아
뼈가 으스러져도 좋아
그래도 가야 해
끝이 보이든 안 보이든
이를 악물고 찢어발기면서라도

이게 마지막 기회야
다시는 나약한 나를 만나지 않을
마지막 기회

그러니까 일어서
눈물은 식은 땀으로 닦아내고
한숨은 폭풍으로 뱉어내.

지금 이 순간
너를 짓밟고 올라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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