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한다, 사랑한다, 사랑한다
매일같이 속삭이던 그 카톡이 비었다
그 매일이 아무런 예고도 없이
갑자기
멈췄다, 꺼졌다, 사라졌다
아침이 비었다
사랑이 비었다
해가 떴다는데,
거짓말이다
창문을 열어도 들어오는 건
온기 없는 빛
빛인 척하며
껍데기만 살아있는 나를 헤집는다
밤이 비었다
사랑이 비었다
별이 떴다는데
거짓말이다
눈을 감아도 밀려오는 건
식은 어둠
어둠을 밝히는 척하며
어둠 속에 있는 나를 후벼 판다
살아 있는 게 아니다,
그저 깜박인다, 의미 없이
비어버렸다
시간이 비어버렸고,
내 존재가 비어버렸다
내 몸속이 비어버렸다
모든 거리가 텅 비었다
귓속의 목소리가 비었다
기다림이 비었다
나는 빈 손으로 핸드폰을 붙잡는다
빈 화면은 블랙미러
텅 빈 내 얼굴만 비춘다
낯선 내가 거기 있다
사랑이 비었는데
나는 아직 살아 있다
사랑이 비었는데
나는 아직 숨을 쉰다
나는 묻는다
텅 빈 우주를 향해,
텅 빈 나를 향해
무엇으로 살 수 있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