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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런치북 시는 시간 21화

나의 순둥한 시인에게

by 살라

나의 순둥한 시인에게



나의 순둥한 시인에게

나를 시로 쓰지 마세요

써버리면 후련한 그 마음

나도 아니까

미련이 남길 바라는 내가


나의 순둥한 뮤지션에게

나를 노래하지 마세요

불러버리면 날아갈 그 마음

나도 아니까

떨어진 채 당신 발에 채이고 싶은 내가


나의 순둥한 화가에게

나를 그려 주세요

그리면 선명해지는 그 마음

나도 아니까

당신 기억 속에서 지워지기 싫은 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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