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르기스스탄 2025년 9월 5일)
천산산맥 . 카라콜 베이스캠프를 향하여(키르기스스탄 2025년 9월 5일)
어제는 보트를 타고 이식쿨 호수를 즐겼다. 일행들은 호수 한가운데에 보트를 정박시키고 다이빙도 하면서 잊지 못할 추억 쌓기를 하였다.
오늘은 카라콜로 이동하여 4륜구동차로 갈아타고 바로 알탄아라샨을 향하여 출발한다.
호텔 체크아웃을 하고 카라콜로 직행이 아닌 우회하기로 하였다. 일행들에게 또 다른 비경지를 보여주고 싶어서였다. 30분여를 가자 강물소리 요란한 세찬 강이 나온다. 천산 산맥 빙하가 흐르는 것이다. 물살이 센 만큼 산세도 그만큼 가파르다는 것이다. 내일부터 본격 시작될 거친 산행에 대한 암시이기도 하다. 일행들과 사진을 찍고 한능선을 넘어 정상에 다다르자 이번에는 마치 몽골 초원을 연상케 하는 대초원이 펼쳐져있다. 그곳에서 어마어마한 규모의 가축들이 무리를 지으며 여유를 즐기고 있다. 역시 감탄사 연발하며 사진 찍기에 여념이 없다. 우리는 이렇게 느림의 여행으로 볼거리를 즐기면서 카라콜에 도착하였다.
점심 식사를 위하여 현지인이 운영하는 로컬식당에 들렀다. 순간, 일행 중 1인이 메뉴판을 보더니 양 머리를 주문한다? 엥?? ㅎㅎ이어서 익힌 양머리가 통째로 나온다.. 이런 특식 요리를 못 먹을 만큼 비위 약한 사람은 없다. 머리를 마치 해체를 하듯이 칼로 이리저리 잘라내고 발라내고를 하면서 독특한 요리를 즐겼다. 유목민의 나라가 아니면 경험하기 힘든 요리다.
다시 차를 타고 산속으로 2시간여를 들어가야 한다. 출발 전에 마트에 들러 음료 주류 먹거리 등을 챙겼다. 깊은 산중, 알라콜 패스의 베이스캠프에서 1박을 하고 2일간 등반을 하여야하기에 준비물을 충분히 챙겨야한다. 고생하는 투어, 기억에 남을 투어, 인생 여행은 이제부터 본격적인 시작이다.
덜컹덜컹.... 부릉부릉~
바위를 밟고 올라갈 때마다 내 몸도 함께 튕겨 오른다. 차가 힘들어하는 듯하여 내려서 걷기도 한다. 오르는 내내 주변의 경치는 아름답다. 거친 강물살이며 첩첩산중은 꾸밈이 없는 자연 그대로이다. 산 비탈길 가르며 달려 도착한 곳이 해발 2,490m에 자리한 카라콜 베이스캠프다. 알라콜 호수를 가기 위해서는 지금 가는 이곳과, 반대편에 있는 캠프에서 1박을 하여야 하는 코스가 있다. 반대편은 이전에 경험하였기에 새로운 경험을 위하여 이쪽 카라콜 쪽에서 출발하기로 하였다. 어느덧 시계는 18시 30분을 가리키고 있었다. 9월인데도 산속은 아직 어둠을 허용하지 않는다.
먼저 일행들과 오늘 밤에 묵을 유르트(게르)를 확인하고 주변을 산책했다. 캠프 앞으로는 옥빛 푸른 계곡 물이 세차게 굽이치며 흐른다. 사방을 둘러싼 산세는 마치 커다란 벽처럼 우리를 휘어 감싸듯이 위압적이다. 강한 기운의 산들 사이에 작은 베이스캠프가 독야청청 자리하고 있다. 재래식 간이 화장실에 전기도 없는 자연 친화적인 에코 캠프다. 열악한 시설에 잠자리가 살짝 걱정은 되지만, 그래도 오늘과 내일만 참으면 다시 호텔에서 잘 수 있다면서 스스로를 다독였다. 오지 여행은 늘 그러하듯이 설렘과 불편함 그리고 감동이 함께한다.
석양이 능선을 스치고 봉우리들은 금빛으로 물들어간다. 빛을 잔뜩 머금은 산은 반사된 햇살로 눈부신 장관을 만들어낸다. 감동의 일몰 시간이 지나면서 동시에 계곡 너머의 능선 위로 반달 모양의 달이 조심스레 모습 드러낸다. 달빛 아래 저 멀리 두 개의 봉우리는 마지막 남은 혼신의 힘을 다하여 노을빛 유지하다가 서서히 사라진다. 협곡에서의 석양은 명장면 연출하고 순식간에 사라지지만 이내 그 자리를 달이 대신하고 또 조금 있으면 별들이 온천지를 덮을 것이다.
19시 30분, 캠프는 금세 어둠에 잠기고 식당동의 희미한 조명 아래에서 조용히 석식을 즐겼다. 어둠 속에서의 식사는 시간도 세상도 잊어버린 듯 고요하고 은밀했다.
식사를 마치고 산 아래에 모여 불을 지폈다. 캠프 파이어에 불멍이다. 작은 불씨들은 하늘로 튀어 오르고 탁탁탁... 타닥타닥.. 장작 터지는 소리에 피로가 가신다.
전기 불 없는 2인용의 아담한 유르트에 들어가 더듬으면서 잠자리를 잡았다.
그리고 두툼한 침낭 속으로 몸을 밀어 넣었다. 활기찬 내일을 위하여 숙면으로 충전하자.
산속의 밤은 깊고 조용하다.
동영상 보기 : 청춘의 바다, 이식쿨 호수 (키르기스스탄) - YouTub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