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리데요 협곡을 가다.

3일째(9월 2일), 2부 : 키르기스스탄, 협곡, 독수리

by JumongTV

이동하는 곳곳이 명장면이다. 한 시간여를 차로 이동하자 도착한 곳은 페리데요(fairy tale valley) 케년이다.

입장료 받는 입구에서 계곡까지 도보 15분이면 되지만 시간이 촉박한 관계로 차로 안까지 들어갔다. 와우~ 또.. 또.. 감동이다. 대자연 앞에서는 감동의 미사여구 연발도 용서 받으리다. 미국에는 그렌드케년이 있고, 몽골에는 처강소와르가가 있고, 카자흐스탄에는 차른 케년이 있고 그리고 이곳 키리기즈스탄에는 페리데요 케년이 있다. 페리데요 케년은 다른 어느 곳 보다 절벽이 가파르고 예리하다. 흥분된 마음에 바로 걸어 올라갔다. 앞에 독일 커플이 가고 있었다. 그들이 선두를 맡고 나는 안전하게 그들의 뒤를 따르기로 했다. 겁 없는 서양인답게 미끄럽고 위험스러운 바위길을 잘도 간다. 그러다 멈추어 선다. 절벽에 맞닥뜨린 것이다. 나는 재빠르게 안쪽으로 이동했다. 약간 가파르더라도 절벽은 아니기 때문이다. 온몸 뒤로 젖히고 슬금슬금 양손으로 바위 더듬으며 내려갔다. 애써 내려가니 다시 올라가야 한다. 함께 무사히 내려온 독일 커플들은 더 위험한 저 능선 고지를 오를 기세다. 나는 경사도 덜한 안전한 길을 택하여 우측으로 올라갔다. 저기만 오르면 전체 조망이 가능한 곳이기 때문이다. 정상에 오르자 전망이 기가 막히다. 파노라마 샷에 일반삿에 사진 찍기 분주하다. 저 독일 커플들은 어느덧 정상에 올라 그곳에서 드론을 날린다. 내 머리 위에서 윙윙 거리면서 드론 돌고 있음에 손 흔들어 화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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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곡 아래로는 바다와 같은 이식쿨 호수의 수평선 드러난다. 이식쿨호와 이곳의 빼어난 풍경의 상관성이 애매해진다. 지금껏 알려진 바로는 수억 년 전 바다가 빠져나간 자리라고 한다. 옛날에는 이식호도 이곳도 모두 같은 바다였다. 키리키스스탄인의 심장이자 보배인 이식쿨호 주변에는 애매한 상상력 자극하는 관광 명소가 많다. 붉은 계곡 페리데요 케년의 믿을 수 없는 풍경에 감동을하고 온몸으로 실컷 느꼈다. 이제 내려가자. 내려오자 개성 독특한 벤츠 캠핑카가 한대 눈에 들어왔다. 멋지다. 차주로 보이는 중년 부부가 있어 말을 걸었다.

유러피안 부부로 현직 교사인데 2년 휴가를 내어 세계 일주를 다니고 있는 중에 이곳에 오게 되었다고 하였다. 캠핑카는 자비 2000만 원 정도를 들여 개조하였다고 하였다. 이야기 도중 놀란것은 무엇 보다도 휴직계를 2년씩이나 낼 수 있는 유럽의 사회 시스템이다. 그저 놀라울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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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행선지로는 호수와 가장 가까운 캠프가 있다 하여 그곳을 향하여 움직였다(15시 40분). 30분 정도를 더 가니 유르트 캠프가 나타났다. 이식쿨 호수와 바로 맞닿아있었다. 해가 곧 떨어질 듯하다. 숙소를 여기저기 확인하다 보니 시간이 많이 지체됐다. 다음은 독수리체험인데 시간이 가능할지 걱정이다.이곳을 벗어나면 식당도 매장도 없기에 이곳에서 적당히 석식을 해결하여야 한다. 로컬식당에서 적당히 저녁식사를 하고 다음 코스인 독수리 헌팅으로 이동하기로 했다(18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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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분여를 내륙으로 더 들어가야 독수리 헌팅을 체험할 수 있다. 독수리는 한번 날리는데 $50을 지불해야 한다. 가보기로 하였다. 도착하니 키리키즈 전통 복장을 한 남자가 독수리 한 마리 팔에 얹고 초원에서 기다리고 있었다. 바로 시연에 들어갔다. 한 사람이 독수리를 들고 바위 언덕에 올라가서 날리면 반대편에서 동물 사체로 유혹하고 그러면 독수리가 날아와서 낚아 체는 것이다. 독수리가 사냥에 성공하자 주인은 대가로 날고기 한입 물려주었다. 이 독수리 체험 프로 그램은 관광 상품에 넣기 조금 애매하였다. 시간의 촉박함과 이곳까지 차로 와야 하는 부담이 있었다. 일단 생각의 여지를 남기고 떠난다(20시). 일정이 늦어진 탓에 밤길을 달려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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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는 이미 떨어졌다. 세상 온통 시커먼데 간간히 차량 불빛만이 반대편에서 달려든다. 불빛 외에는 온천지가 새카맣다. 알딸딸하게 오른 취기에 몸 나른해지며 졸음 쏟아진다. 운전사에게는 미안하지만 그만 잠을 청한다. 도중 소변이 급하여 차를 세웠다. 하늘을 보니 별천지다. 북두칠성은 능선에 걸치었다. 이 북두칠성의 크기가 몽골 것보다 큰가? 유심히 살펴보았지만 모르겠다. 참고로 고도계를 보니 이곳은 해발 1800미터다. 웬만한 몽골보다 지대가 높다. 오늘은 별밤 드라이브구나.. 음악 더하여지니 더없이 좋다. 밤 9시경이 되어 코시코르트에 도착하였다. 오늘의 숙소는 게스트 하우스다. 숙소 도착하니 나만큼이나 술 좋아하는 친구 거하게 취해서 자꾸 나와 술 마시자고 한다. 서로 말은 통하지 않지만 가게까지 나가서 술 두병 사주고 안방으로 올려 보냈다. 그 친구는 숙소의 주인 아들이었다. 나도 한잔 더 마시고 잠을 청했다.


오늘도 나의 영혼은 맥주 한 캔에 출렁인다.

페리데요 협곡


이식쿨 호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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