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이 부는 걸 알 수 있는 이 커튼이 좋습니다.
이곳에 서서 커튼이 움직이길 기다립니다.
나는 아무것도 느낄 수 없습니다.
커튼 옆에 손을 뻗어도 바람을 느낄 수 없습니다.
대체 바람이 손가락 사이를 지나가는 기분은 어떤 것일까요.
손바닥을 간질이는 느낌은 어떤 것인가요.
보이지 않는 것은 아무것도 느낄 수 없습니다.
커튼이 살짝 내게로 옵니다.
올 듯 말 듯하다가 어떨 땐 휙 옵니다.
그러다 다시 제자리로 갑니다.
바람이 왔다 갑니다.
보이지 않는 것은 알 수가 없습니다.
그림 Alice Dalton Brow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