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 위의 그림

by 허니모카



땅 위에 그림을 그린다.

얼굴도 아니고 집도 아니다.

이제 그리는 건 지도일 뿐이다.

그림이 그림이 아니고

글이 글이 아니고

타인의 호의가 그저 호의만이 아니다.


그리는 것이 다 그림인 나이

쓰는 것이 다 글인 나이

타인의 친절이 다 감사한 나이

그런 나이에서 멀찌감치 떨어져 있다.


한쪽에 누군가 꽃잎과 나뭇잎으로 만들어놓은

손님상을 보니 괜히 웃음이 난다.


그림을 발로 슥 지우고 일어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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