찬바람을 맞으며

by 허니모카



누군가는 찬바람을 맞으며 정신을 가다듬고

누군가는 찬바람을 맞으며 생을 마감하고


산책을 하다가

타인의 부고를 들었다.

꽤 먼 관계라

슬픔보다 경조사를 챙겨야 하는지 말아야 하는지가

먼저 떠올랐다.


이제 제법

사람이란

같은 시간에 전혀 다른 일을 하고

전혀 다른 감정이 흐른다는 걸

알지만

그럼에도

이렇게 좋은 날

이런 기분 좋은 바람을 맞으며 걷지 못한다는 걸

그 사람은 더 이상

그런 건 꽤나 씁쓸한 기분이다.


누군가의 죽음보다

남겨진 자들의 눈물과

그들을 위로하는 사람들

또 그런 그들을 만나러 가는 사람들

그 또한

씁쓸하지만 어쩔 수 없는 일이다.









그림 장욱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