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의 안부를 물으려 시작한 대화가
타인의 안부를 묻고
타인의 일상을 듣는 대화로 돼버린다.
원치 않게도
타인은 우리의 대화에 끼어
반쯤은 확실한 근황과 반쯤은 불확실한 감정이 공유된다.
궁금 그 언저리에 떠도는 타인은
그렇게 불쑥 불려 오고
이 순간 어디선가 내 이름도 그렇게
누군가의 대화 속에서 공치듯
이리저리 옮겨 다닌다.
불려 온 많은 이름들이
자신에게로 가서 낱낱이 고한다면
더 이상 남모를 대화란 없을 것인가.
너와 나를 두고
타인을 끌어오는 수고로움을 하지 않아도 되지만
빈자리 이름들은 홀연히 기억 속에조차 사라진다.
그림 cocomido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