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견 2

by 허니모카

오늘은 커피숍에 가자더니, 말도 안 하고 창밖만 빤히 바라보고 있다. 그러다 핸드폰을 들고 만지작거린다. 웹툰이나 인터넷 기사를 보는 것 같지도 않다. 그저 시간이 흘러가길 기다리는 것 같기도 하고, 누군가의 전화를 기다리는 것 같기도 하다. 덩달아 나도 창밖을 보며 한가로이 사람들의 움직임을 바라봤다. 난 가만히 앉아있는데 마치 인형처럼 바쁘게 이리저리 움직이는 사람들을 보니 이질감이 느껴지기도 했다. 평화로운 오후, 주영이의 불안한 목소리가 잔잔한 공기의 흐름을 깼다.

“전화 올까? 오겠지?”


누구의 전화를 말하는 건지는 모르지만, 고개를 끄덕여줬다. 이럴 땐 호응이 최고다. 그래 그럴 거야 네가 바라는 대로 될 거야.

“안 오면 어떡하지? 아...”

올 거라고 걱정 말라고 말하려던 참인데, 주영이 고개를 푹 숙이더니 그대로 테이블에 엎어졌다. 난 자리를 옮겨 주영의 옆으로 갔다. 그리곤 그녀를 살포시 안았다. 주영이 고개를 들어 날 보더니 살짝 미소 지었다. 위로가 통했나 보다. 하지만 곧 다시 엎어졌다. 그리곤 한참을 그러고 있다가 식어버린 커피를 남겨둔 채 일어났다.

“그만 가자.”


대체 주영이가 왜 저럴까. 가만히 생각을 해보니, 뭔가 짚이는 게 있긴 하다. 멍하니 딴생각을 하고, 전화를 기다리고, 기다리던 전화가 아니면 밥 먹던 숟가락까지 놓아버리고. 이건 분명 남자다. 그녀의 머릿속에 웬 남자가 들어가 있음이 틀림없다. 아, 이런. 대체 어쩌다. 친구야,너 그러면 안 되지 않니? 갑자기 걱정이 되기 시작했다.


“어젯밤에 이메일 열 개나 보냈어. 아주 정성껏. 한마디 한마디 공들여서. 혹시 오타라도 있을까봐 다섯 번은 넘게 읽었다고.”

아침부터 말이 많다. 묻지도 않았는데, 시시콜콜. 그래, 그래서 누구한테 썼는데? 이런 거 물어봐도 되는 건가. 말해봐, 누구야?

“언제 확인하지? 답장은 오려나?”


묻는 말에 대답은 안 하고, 딴청이다. 아주 푹 빠진 것인지 대체 내 말이 안 들리는 거야? 아, 주영아. 너 어쩌려고 그러니. 너 유부녀잖아. 넌 그러면 안 돼. 내가 인상을 팍 쓰자, 우유가 든 잔을 내밀었다. 우유 말고 술. 이럴 땐 알코올이 최고지. 아니지, 조언 혹은 훈계를 하려면 맨 정신에 해야지. 난 술 대신 우유를 들이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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