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오늘따라 왠지 모르게 운이 없다. 자꾸 삐걱거리며 뭔가 틀어지는 느낌이다. 그 느낌은 운전하는 중에도 계속됐다. 연이어 신호에 걸렸다. 출근길에 기분이 상하는 걸 방지하고자 아이돌 노래를 들으며 신나게 가자 싶어 라디오를 틀었다.
한 소절을 채 듣기도 전에 목소리의 주인공을 알 수 있었다. 언제 어디서 들어도 한 번에 알 수 있는, 제아무리 목소리를 바꿔서 부른다 해도 맞출 수 있는 목소리가 전파를 타고 흘러나왔다. 바라던 신나는 멜로디였지만, 가수가 마음에 들지 않아 확 꺼버렸다.
“아, 진짜. 오늘 운 진짜 없네.”
라디오를 왜 틀었지, 자책하며 액셀을 밟았다.
나는 다큐멘터리를 만드는 프로덕션에서 일한다. 감독이란 명함을 만들어 사람들에게 내밀고 있다. 회사 분위기는 늘 전체적으로 밍밍하다. 축 쳐지거나 붕 뜨지도 않고, 그저 밋밋하게 하루 종일 도레미 도레미를 반복하는 것처럼.
그런데 오늘은 내가 들어가자 도레미는 도레미인데, 그 전에 라시도 같은 높은 음이 한바탕 휩쓸고 간 느낌이 들었다. 방금 전까지 붕 떴던 분위기에 찬물이 확 끼얹어진 분위기. 더 기분 나쁜 건 찬물을 끼얹은 자가 바로 나인 것 같은 느낌. 아니, 내가 뭘 어쨌는데. “안녕.”이란 말조차 하기 전이었고, 누구와 눈을 마주치지도 않았는데. 마치 의도적으로 나를 피하는 느낌이다. 뭐야, 이거. 깜짝파티 전야제도 아니고. 그건 의아한 기분이 들겠지만, 이건 찝찝하고 싸한 기분이 든다. 누구에게랄 것도 없이 “안녕하세요.”하고는 자리에 앉았다.
팀원보다는 친구에 가까운 작가 일을 하고 있는 민영이 핸드폰을 꽉 쥔 채 뛰어왔다. 동그란 두 눈을 더 동그랗게 뜨고서, 인사도 하기 전에 “너 알아?”라고 물었다.
“뭘?”
“기사 못 봤어?”
“뭔 기사?”
아, 이 답답한 녀석, 하는 표정을 한 번 짓더니 말없이 핸드폰을 내밀었다. 민영이 내민 핸드폰을 보니, 아까 라디오에서 듣다만 멜로디의 가수가 보였다. <최건우, 퍼플블루의 재희와 핑크빛 열애중>이란 타이틀 아래, 자기가 아이돌인 양 어린애 같은 미소를 띠고 있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