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럼에도 불구하고

by 허니모카



바람의 언어로 흔들리는 풀잎에 말을 걸고

풀잎의 언어로 대답 없는 책상에 말을 걸고

온통 다른 언어로 대화해도

소통이 되는 세상에서

왜 너는 나와 같은 언어인 채로 다른 말을 하는가.

차 한 잔이 다 비워질 만큼 나눈 대화는 흔적도 없이 사라지고 어디가 시작인지도 모를 대화가 다시 시작되고 있다.

시작을 모르는 대화가 끝은 알까.

지나가는 바람을 붙잡고 묻고 싶다.

어떻게 말해야 할까요.

너 역시 그럴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그저 위안이라면 위안이 될까.

우리는 다시 차 한잔을 시킨다.

말없이도 가을이 오고 있다.

바람의 언어가 돌고 돌아 말 많은 우리에게 전한다.

변하고 있다고.








그림 Rene Magritt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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