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의 나는

by 허니모카



좀처럼 깊어지지 않는 생각 속에

마른 잎들을 잔뜩 모아 불을 켠다.

그런다고 타오르는 것은 없어 불씨 없는 불을 잠시 바라본다.

작은 나를 마주하는 것만큼 아픈 것이 있을까.

위안을 펼치고 접고

수백 번 구겨진 나와 마주하고 다시 나모르게 기대의 말을 건네며.

일상의 반복처럼 되풀이되다가

조금이나마 커진 나를 만나게 될까.

저만치 뒤에 있는 나도.

저만치 앞에 있는 나도.

도저히 보이지 않아 나는 그저 묵묵히.

가고 있다.








그림 Philip Barlo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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