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상

by 허니모카



어제 말입니다.

그런 생각이 들었어요.

이 순간 다른 곳에서 내가 무언가를 하고 있으면 좋겠다.

나는 지금 오이를 썰고 있지만 다른 나는 칼 대신 붓을 펜을 활을 들고 있으면 좋겠다.

그런 생각을 했습니다.

혹시 그 아이도 붓을 들고 있는 자신이 싫어서 다른 곳의 자신이 오이나 화분 혹은 드레스를 들고 있기를 바랄까요.

우린 그렇게 다른 나를 꿈꾸며 살고 있을까요.

오이가 붓이 되는 마법은 없다, 는 것이 살면서 알게 된 진리라면 오이를 버릴 수는 있다, 는 것 또한 알게 된 사실이지요.

그런데 오늘 다시 내 손엔 당근이 쥐어졌지요.

오이와 당근은 다른 걸까요, 같은 걸까요.










그림 Jeffrey Decost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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