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허니모카 Mar 02. 2023

아주 많은 날들이 그러하다



타인이 툭 버린 말에 슬퍼지는 날이 있고

쪼잔했던 어느 날이 생각나 지우고 싶은 날이 있고

초라한 모습이 불쑥 찾아와 보이지 않는 동굴에 틀어박히는 날이 있어,


슬픔이 쪼잔함을 위로하고

쪼잔함이 초라함을 위로하고

초라함이 슬픔을 위로한다.

그 안에서 이리저리 치이며

단단해지고 무뎌지면

또다시 슬픔과 쪼잔함과 초라함이 찾아온다.


그래도 많은 날들이

슬픔이 덜 슬프고

쪼잔함이 그저 웃기고

초라한 날조차 별 거 아닌 날이 있어

다.









그림   C.Michael Dudash

매거진의 이전글 말을 삼킬 때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