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forgave you a long time ago.
브리 : 우리가 다시 멀어질까 봐 그게 걱정이야.
앤드류 : 날 길에 버려두고 갔던 일이요? 그때 난 통제 불능이었어요.
나 철들라고 그랬던 거잖아요. 이런 말 한 적은 없지만, 고마워요.
브리 : 엄마를 용서하는 거야?
앤드류 : 오래전에 이미 용서했어요. 엄마가 그냥..몰랐던 거지.
페어뷰에서 내로라하는 문제아 앤드류가 독립을 했다. 하지만, 브리는 아들의 독립이 자신이 한 말실수로 인한 서운함 때문이라고 생각하고 아들을 설득하고자 집에 방문한다.
아들의 최애 요리를 들고 간 만남에서 브리는 이미 훌쩍 큰 아들의 마음을 확인한다. 아들은 몰라보게 커버린 마음으로 브리 자신이 엄마로서 가장 부끄러워한 순간까지 감싸 안으며 늦었다면 늦고 빠르다면 빠른 용서와 이해를 건넨다.
부모가 된 지 어언 5개월 남짓이다.
놀랍게도 하루 중 딸에게 내가 가장 많이 하는 말은 '사랑해' '아이뻐' '은설아'도 아니다.
'미안해'다. 너무 꽉 안아서, 아이를 놓칠 뻔해서, 우유를 먹고 트림을 제대로 못 시켜서, 대변이 너무 묽어서,
졸린데 빨리 못 재워서.. 아이에게 미안할 이유는 셀 수 없이 많다.
아니, 미안하지 않을 이유를 세는 게 빠르겠다.
이런 내가 부모로서 훗날 딸아이에게 어버이날에 받고 싶은 건 뭘까.
앤드류가 그랬던 것처럼 부모보다 더 커버린 마음에서 나오는 이해와 용서 아닐까.
언젠가는 하게 될지 모르는 부모로서의 실수, 본의 아니게 준 상처에 대해 딸아이가
'괜찮아, 엄마. 다 이해해'라는 말을 듣게 된다면 유행이라는 현금 꽃다발보다 마음이 든든할 것 같다.
전남친의 '자니?'처럼 들릴 수도 있겠지만, 다가오는 어버이날 짧은 카드를 써볼까 싶다.
아이를 낳고 처음 맞는 어버이날이니 한 뼘 정도 성장한 딸로서 마음을 전해야 할 때인 것 같아서다.
내가 전할 건 아직 순도 1프로의 이해라는 사실이 민망하지만,
이제야 조금이나마 부모 된 마음을 알기 시작해가는 딸로서
아직은 1프로 정도의 '이해'가 전부일 것 같다.
조금 더 꽉 찬 이해를 할 때쯤까지 부모님이 기다려주셨으면 하는 바람을 가져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