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일을 시작할 때, 보상 호르몬인 도파민이 나온다. 그래서인지 나는 유독 새로운 시작을 더 좋아한다.
어떤 일이 시작될 때의 그 환희가 좋다. 하지만
유종의 미를 거두기란 쉽지 않다. 끈기를 가지고 꾸준하게 해 내는 것이 참 어렵다.
최선을 다하는 경험을 많이 해보지 못한 것이 습관으로 굳어지기라도 한 걸까?
그나마 엄마로서 해야 하는 일에는 최선을 다 해보게 된다.
통 오징어를 사서 배를 가르고 속을 꺼낼 때.
살아 있는 대게를 들어 올려 찜통에 넣을 때.
움직이는 전복의 속살을 숟가락으로 껍질에서 떼어내 숨통을 끊어 놓을 때.
나도 너무 무서운데 나보다 더 무서워하는 아이들이 옆에 있을 때.
진정 발을 동동 구르고 손을 내젓게 하는 일을 앞에 두고 나는 끊임없고도, 나지막하게 이런 말을 주문처럼 내뱉는다.
"나는 엄마다. 할 수 있다. 나는 엄마다. 할 수 있다."
요즘 듣고 있는 줌 강의에서, 30일간 매일의 글쓰기를 숙제로 받았다. 덜컥 브런치북 연재로 연결시켰다. 1주일에 한 번 연재하는 것도 부담이 되어 브런치 북을 시작하지 않았건만, 어쩜 이리도 충동적인 결정을 한 건지 모르겠다.
굳이 브런치에 글을 올리지 않고, 숙제 제출만 해도 되었다. 하지만 나는, 나를 알고 있다. 아마 그랬다면 벌써 몇 번은 빼먹었으리라.
최근, 새로운 일에 발을 담갔다.
"내가 그걸 어떻게 하겠어?"
라고 말하는 나를 돌려세워, 스스로를 다독이는 중이다.
"아니, 너 할 수 있어. 지금 하고 있는 거? 그거 너를 많이 성장시켜 줄 거야. 버텨봐. 해보고 싶었던 일이잖아."
"아니, 그냥 쉬고 싶어. 내가 이 나이에 무슨 새로운 일을 시작해. 모르는 거 투성인데. 지금 봐봐. 태계일주 한 편 시청할 여유도 없는 거, 이게 뭐야."
JUST DO IT
그냥 해. 고민할 시간에 그냥 해. 뭔 생각을 해, 그냥 하는 거지.
그래. 부족해도 느려도 포기는 하지 말자.
매일의 글쓰기는
매일의 괴로움이지만
매일의 성취감이기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