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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상준 Apr 09. 2022

벚꽃 유감


작년 4월, 페이스북에 올린 '벚꽃 유감'이란 글을 1년 뒤 페이스북이 '1년 전 내 추억 보기'로 불러주어 다시 공유해보았다. 1년 전처럼 여러 친구들이 공감해주어 여기 브런치에도 옮겨 본다.


벚꽃 유감


'북서울 꿈의 숲 벚꽃' 360도 사진 보기  - 클릭 후 화면에 손가락이나 마우스를 대고 이리저리 움직이면 360도 방향을 볼 수 있습니다.


흐드러지게 핀 벚꽃은 참 이쁘다. 보는 순간 절로 감탄사를 뱉게 된다. 나도 모르게 휴대폰을 꺼내 사진을 찍게 된다. 벚꽃 사진 몇 장 올리다 보니  여러 생각들이 스친다.


대학시절 창경원(창경궁) 밤 벚꽃놀이에서 만난 이래  벚꽃은 참 이쁘고 보기에 좋았다. 그나마 당시에는 전국에 몇 군데만이 벚꽃 명소였는데 요즘은 아무데서나 만나게 될 뿐만 아니라 어떤 면에서는 만남을 강요받는 느낌마저 들어 이 땅이 벚꽃 천지가 되는 것에 유감을 표하고 싶다.


우리나라 봄꽃은 벚꽃 밖에 없나?


이즈음에는 내가 사는 아파트 정원은 물론이고 공원이나 하천변 등 가는 곳마다 벚꽃 천지다.


벚꽃은 일본의 국화가 아닌가? 꽃은 꽃으로 봐야 하겠지만 일본의 침략을 당했던 이 땅에 일본의 국화가 너무 많다는 것도  마음에 불편할 뿐 아니라 꽃을 선택하는 다양성이 없다는 것이 더 큰 문제라고 본다.


어떻게 전국의 모든 지자체장들의 미적 감각이 이렇게 통일될 수가 있나 말이다. 여기는 여당, 야당의 정치 싸움도 없다.


옆집이 보기 좋다고 따라 하는 이런 짓이야말로 창의성과 다양성을 죽이는 일이다.


7월이 되면 과연 전국 지자체 중 몇 군데에서나 무궁화 꽃을 볼 수 있을까?


우리 아이들에게 애국가에서만 만나는 꽃이 아니라 생활 속에서 '이 꽃이 무궁화 꽃이란다' 라며 보여줄 수 있는 날이 언제일까?   가꾸기 힘들다고 하더라도 벚꽃 키우는 그 정성의 반만이라도 관심을 가지면 될 텐데 하는 아쉬움이 크다. 명색이 우리나라 국화인 무궁화를 몇몇 지자체만이라도 관심을 가지고 가꾸어 주었으면 하는 생각 때문에 죄 없는 벚꽃들에게 유감을 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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