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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난은 피하고 대비해도 찾아온다.

25년 1월, 경기도 연천

by 박세준

고난은 피하고 대비해도 찾아온다.

어쩔 수 없다. 찾아온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준비하는 건, 막연한 두려움을 확연함으로 바꾸려는 본능일까.


나는 운명을 어느정도 믿는다.

삶이라는 큰 범주 안에서 국가, 도시, 직업이라는 중간범주와 나의 성격이라는 작은 범주가 현미경의 초점나사처럼 맞물려 있다고 믿는다.

변수는 ’만나게 되는 사람들‘. 이 사람들이 어떤 사람인지에 따라 운명도 갈피를 잡고 나아간다.


나를 여기까지 끌고 온 사람들은 분명히 있다.

역시, 무의식적으로 끌고 온 ’사람‘ 이라고 썼다.

코로나 팬데믹 시대를 거치며 비대면 문화가 많아졌다.

높아진 인구 밀도를 이기지 못하고 퍼져버린 질병, 생존을 위해 자신의 영역을 철저히 지키려 마음먹는 사람들, 그리고 이것에 ’매료‘ 또는 ‘중독’ 되어버린 문화.


인구밀도가 급격한 상승곡선을 그릴수록 출산율은 떨어진다고 한다. 생산수단은 한정되어 있고, 자기 밥 벌어먹기 지친 사람들은 연애, 결혼, 출산, 주거를 포기한다.

자멸하는 것이다.

나는 그 소용돌이 속에 있다.

가끔 옛날 사람들이 부럽다.

적금이자를 10~15%씩 받을 수 있고, 어느정도 일해서 돈을 모으면 집을 살 수 있다는 믿음을 가지는 삶.

대출은 필요하지만 집값의 절반을 넘지 않고, 몇년 일하면 충분히 갚아나갈 수 있으니 자연스레 아이도 가지는, ‘가정’을 꾸릴 수 있는 삶


도대체 얼마나 준비해야 막연한 두려움을 삭혀 고난에 직면할 수 있는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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