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둔필승총 230912

by 히말

캐서린 커리지, <식탁 위의 미생물>

누군가 내게 4장 이후는 읽지 말라고 살짝 말해줬다면 얼마나 좋았을까. 3장까지는 아주 좋다. 4장부터는 세계 식문화 기행문이다. 프로바이오틱스도 좋지만, 프리바이오틱스가 더 중요한 듯. 이눌린을 먹자. 달달하니 맛도 좋다.


- "앗, 아기를 집에 두고 왔네. 하지만 아기를 봐줄 척추동물이 있으니까 괜찮겠지"라고 말하는 사람이 있겠는가? 아기를 봐줄 척추동물이 곰인지 금붕어인지 할머니인지가 중요하다. 의사에게 채식 위주로 식사하라는 조언을 듣고 가장 먼저 눈에 띤 독미나리 뿌리를 캐먹는 사람도 없을 것이다. - 장내 미생물을 '문'이나 '속' 단위로 파악하는 것이 얼마나 부질없는 것인가 표현하는 비유.

- 같은 종의 미생물이라도 인체에 대해 전혀 다른 영향을 끼치므로, '종'을 넘어 개별 균주까지 파악해야 한다. 예컨대 대장균(E. coli)은 대부분 무해하며, E. coli Nissle 191737과 같이 이로운 것도 있지만, O157은 치명적인 독성을 보인다.


billow926-Fmkf0HZPPsQ-unsplash.jpg 이 척추동물은 어떠신지


- 프로바이오틱스를 먹는다고 그 미생물이 우리 장에 머물지는 않는다. 다만, 지나가면서 유익한 영향을 줄 뿐이다.

- 반면, 프리바이오틱스는 장내 영구 거주자들에게 식량이 되어 준다.

- 미국의 주별 항생제 처방률은 대체로 비만율과 정비례한다.

- 지역과 인종이 달라도 인간의 유전자는 99% 이상 일치하지만, 장내 미생물은 아주 조금만 중복될 뿐이다.

- 미생물 배양 방식보다는 유전체 분석 방법이 장내 마이크로바이옴 연구에 더 효과적이다.

- 유사한 미생물 구성도 사람이 처한 상황에 따라 전혀 다르게 작용하기도 한다. 프레보텔라(Prevotella) 박테리아는 채식 위주 아프리카인들처럼 건강한 사람들에게서 자주 발견되지만, 서양인 에이즈 환자에서도 흔히 발견된다.

- 현대 미국인에게 섬유질 하루 섭취 권장량은 30g이지만, 실제 섭취량은 15g 수준이다. 50~100년 전 전통 식단에는 100~150g의 섬유질이 들어 있다는 것이 정설이다.

- 대장 내벽 건강에 가장 좋은 물질은 부티르산이다. (버터 먹자)

- 땅콩 알레르기가 있는 쥐에게 풍부한 섬유질을 제공하여 단쇄지방산을 활발하게 형성하는 미생물 군집을 조성해주자, 알레르기 발생을 막을 수 있었다. - 섬유질 부족이 알레르기를 초래할 수 있다!

- 요거트 전체 부피에서 박테리아가 차지하는 비율은 약 1%다. 다시 말해, 프로바이오틱스 섭취에 요거트 섭취는 매우 효과적인 방법이다.

- 잘 발효한 김치는 1g당 약 1억 마리의 유산균을 함유하고 있다. - 100그램에 100억 마리면 괜찮은데?

- 스팸이 생기기도 전에, 스웨덴 군대는 식량으로 수르스트뢰밍을 배급했다.

- 발효 중인 수르스트뢰밍에 식중독균을 주입하고 시간이 지나자, 식중독균이 모두 사라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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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테판 츠바이크, <광기와 우연의 역사>

흥미로운 역사를 이렇게 재미없게 얘기하는 재주. 단, 톨스토이에 대한 희곡은 아주 좋다. 톨스토이의 위선을 아주 잘 표현한 듯. (사실 당연한 게, 창작이 작가의 주전공이다.)



제레드 호바스, <사람은 어떻게 생각하고 배우고 기억하는가>

뇌과학 발견을 기반으로, <강의(프레젠테이션)를 어떻게 잘 할 것인가>에 관해 코치하는 애매한 컨셉의 책이다. 뇌과학은 언제나 재미있지만, 실용적인 조언 쪽은 별로 새로울 것이 없어 아쉽다.


- 컴 메모는 얕은 필기에, 손글씨는 깊은 필기에 적합하다.

- 청각과 시각은 다른 처리 경로를 거친다. 따라서 감각 통합을 통해 더 강력한 기억이 가능하다.

- 기억은 학습 당시 맥락에 의존한다. 다양한 환경에서 활용해야 하는 지식은 다양한 환경에서 공부하는 것이 좋다. 오디션이나 전투처럼 특정 맥락에서만 필요한 지식은 그 맥락에서 공부하는 것이 좋다. 즉, 리허설을 해라.

- 음악을 백색소음으로 사용하여 집중할 수 있다. 새로운 음악은 백색소음이 될 수 없다.

- 휴대폰 사용은 술에 취한 것보다도 반응 속도를 느리게 한다.

- 오류 자체가 아니라 오류가 발생한 프로세스에 집중하라.

- 학습과 기억이 목표가 아니라면, 인식(객관식)까지만. 회상(주관식)은 대개 중요하지 않다. - 검색 시대를 옹호하는 듯한...

- 넷플릭스를 몰아보는 사람들은 분산해서 본 사람들보다 즐거움의 총량이 적었다는 실험 결과가 있다.

- 학습보다는 연습을 분산해서 하라. (에빙하우스 망각곡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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