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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히말 Sep 12. 2023

둔필승총 230912

캐서린 커리지, <식탁 위의 미생물>

누군가 내게 4장 이후는 읽지 말라고 살짝 말해줬다면 얼마나 좋았을까. 3장까지는 아주 좋다. 4장부터는 세계 식문화 기행문이다. 프로바이오틱스도 좋지만, 프리바이오틱스가 더 중요한 듯. 이눌린을 먹자. 달달하니 맛도 좋다.


- "앗, 아기를 집에 두고 왔네. 하지만 아기를 봐줄 척추동물이 있으니까 괜찮겠지"라고 말하는 사람이 있겠는가? 아기를 봐줄 척추동물이 곰인지 금붕어인지 할머니인지가 중요하다. 의사에게 채식 위주로 식사하라는 조언을 듣고 가장 먼저 눈에 띤 독미나리 뿌리를 캐먹는 사람도 없을 것이다. - 장내 미생물을 '문'이나 '속' 단위로 파악하는 것이 얼마나 부질없는 것인가 표현하는 비유.

- 같은 종의 미생물이라도 인체에 대해 전혀 다른 영향을 끼치므로, '종'을 넘어 개별 균주까지 파악해야 한다. 예컨대 대장균(E. coli)은 대부분 무해하며, E. coli Nissle 191737과 같이 이로운 것도 있지만, O157은 치명적인 독성을 보인다.


이 척추동물은 어떠신지


- 프로바이오틱스를 먹는다고 그 미생물이 우리 장에 머물지는 않는다. 다만, 지나가면서 유익한 영향을 줄 뿐이다. 

- 반면, 프리바이오틱스는 장내 영구 거주자들에게 식량이 되어 준다.

- 미국의 주별 항생제 처방률은 대체로 비만율과 정비례한다.

- 지역과 인종이 달라도 인간의 유전자는 99% 이상 일치하지만, 장내 미생물은 아주 조금만 중복될 뿐이다.

- 미생물 배양 방식보다는 유전체 분석 방법이 장내 마이크로바이옴 연구에 더 효과적이다.

- 유사한 미생물 구성도 사람이 처한 상황에 따라 전혀 다르게 작용하기도 한다. 프레보텔라(Prevotella) 박테리아는 채식 위주 아프리카인들처럼 건강한 사람들에게서 자주 발견되지만, 서양인 에이즈 환자에서도 흔히 발견된다.

- 현대 미국인에게 섬유질 하루 섭취 권장량은 30g이지만, 실제 섭취량은 15g 수준이다. 50~100년 전 전통 식단에는 100~150g의 섬유질이 들어 있다는 것이 정설이다.

- 대장 내벽 건강에 가장 좋은 물질은 부티르산이다. (버터 먹자)

- 땅콩 알레르기가 있는 쥐에게 풍부한 섬유질을 제공하여 단쇄지방산을 활발하게 형성하는 미생물 군집을 조성해주자, 알레르기 발생을 막을 수 있었다. - 섬유질 부족이 알레르기를 초래할 수 있다!

- 요거트 전체 부피에서 박테리아가 차지하는 비율은 약 1%다. 다시 말해, 프로바이오틱스 섭취에 요거트 섭취는 매우 효과적인 방법이다.

- 잘 발효한 김치는 1g당 약 1억 마리의 유산균을 함유하고 있다. - 100그램에 100억 마리면 괜찮은데?

- 스팸이 생기기도 전에, 스웨덴 군대는 식량으로 수르스트뢰밍을 배급했다.

- 발효 중인 수르스트뢰밍에 식중독균을 주입하고 시간이 지나자, 식중독균이 모두 사라졌다.



슈테판 츠바이크, <광기와 우연의 역사>

흥미로운 역사를 이렇게 재미없게 얘기하는 재주. 단, 톨스토이에 대한 희곡은 아주 좋다. 톨스토이의 위선을 아주 잘 표현한 듯. (사실 당연한 게, 창작이 작가의 주전공이다.)



제레드 호바스, <사람은 어떻게 생각하고 배우고 기억하는가>

뇌과학 발견을 기반으로, <강의(프레젠테이션)를 어떻게 잘 할 것인가>에 관해 코치하는 애매한 컨셉의 책이다. 뇌과학은 언제나 재미있지만, 실용적인 조언 쪽은 별로 새로울 것이 없어 아쉽다.


- 컴 메모는 얕은 필기에, 손글씨는 깊은 필기에 적합하다.

- 청각과 시각은 다른 처리 경로를 거친다. 따라서 감각 통합을 통해 더 강력한 기억이 가능하다.

- 기억은 학습 당시 맥락에 의존한다. 다양한 환경에서 활용해야 하는 지식은 다양한 환경에서 공부하는 것이 좋다. 오디션이나 전투처럼 특정 맥락에서만 필요한 지식은 그 맥락에서 공부하는 것이 좋다. 즉, 리허설을 해라.

- 음악을 백색소음으로 사용하여 집중할 수 있다. 새로운 음악은 백색소음이 될 수 없다.

- 휴대폰 사용은 술에 취한 것보다도 반응 속도를 느리게 한다.

- 오류 자체가 아니라 오류가 발생한 프로세스에 집중하라.

- 학습과 기억이 목표가 아니라면, 인식(객관식)까지만. 회상(주관식)은 대개 중요하지 않다. - 검색 시대를 옹호하는 듯한...

- 넷플릭스를 몰아보는 사람들은 분산해서 본 사람들보다 즐거움의 총량이 적었다는 실험 결과가 있다.

- 학습보다는 연습을 분산해서 하라. (에빙하우스 망각곡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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