느려
얼마 전 일이다.
강당에서 행사를 하는데, 전문 아나운서가 말하는 파트가 있었다.
일반 목소리 파트에서는 느끼지 못했는데, 아나운서 파트가 되니 느낌이 왔다.
"느려."
2배속이 필요했다.
오디오북이든, TTS든, 읽어주는 목소리는 일반인 목소리가 아니다. (네이버에서 그런 걸 준비하고는 있지만.)
그래서 일반인 목소리로 듣던 콘텐츠와는 다르게, 아나운서가 말하는 부분에서는 느리다는 느낌이 엄습한 것이다.
"왜 이렇게 느린 거야? 좀 빨리빨리 말 하라고!"
윌라 오디오북은 2배속에서 (AI배속인 경우) 2.5배속,
리디 TTS는 3.4배속,
그것보다 빠른 느낌인 밀리 TTS는 2.6배속으로 듣는다.
유튜브도 보통 2배속이다.
호갱구조대처럼 원판이 빠른 경우에는 1.5배속까지 낮추기도 하지만,
대개는 1.75배속 이상이다.
그래서 라이브와 숏폼을 못 듣겠다.
이나다 도요시의 책, <영화를 빨리 감기로 보는 사람들>을 보면, 이런 현상이 나쁜 것만은 아니라고 한다.
요즘 생산되는 정보의 추세에 맞추어 나타난, 대단히 효율적인 소비 행태라는 것이다.
격하게 동감한다.
정보는 넘쳐나고, 시간은 모자란다.
정보가 목적이든 즐거움이 목적이든 마찬가지다.